OPEN SPACE, OPEN ARTWORK

조경은 열린 예술이다. 다양한 업역의 사람들이 함께 만들고 여러 사람들이 그 결과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열려 있다. 더 나은 일상을 추구하는 동시에 즐거움과 환상을 자아내기 때문에 예술이다. 오래 전부터 정원은 시인과 작가, 화가와 조각가의 창작물이었으며 19세기에 공원이 발명된 이후 현대 조경에서도 이러한 전통은 이어져 왔다. 공공 장소와 도시 경관을 짓는 조경은 토목, 건축, 도시와 연계하는 실무인 동시에 자연과 문화를 엮고 편안함과 낯섦,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창작 행위이다. 그러나 조경 현장에서 예술이라는 단어는 그리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실용에 뜻을 둔 디자인(설계)이라는 단어에 가리고, 조경 이후의 활용 프로그램으로 자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엘씨프레스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조경과 예술의 관계를 다르게 보고자 한다. ‘조경은 예술이다/아니다’의 경계선을 지우고 다시 바라보면 생각보다 오랫동안, 꾸준하고, 다양하며, 밀접하게 조경과 예술이 관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Open Space, Open Artwork: 공공예술로서의 조경 >이라 이름 지은 이 프로젝트는 총 여섯 번의 세미나로 이루어진다. 먼저 다섯 번의 세미나에서는 각각 문학, 조각, 메모리얼, 전시, 워크숍과 조경의 관계를 다루는 발제를 진행한다. 세미나 자리에는 해당 분야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논의를 깊고 넓게 한다. 마지막 세미나에서는 조경과 예술 사이의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움직임을 촉발하기 위해 이니셔티브를 마련한다. 앞선 발제와 토론에서 길어 올린 생각과 문장들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종결이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인을 마련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조경가의 예술적 자아를 발견하고 북돋는 계기인 동시에 여러 분야의 예술가를 조경이라는 공공 예술장으로 부르는 초대장이다. 수없이 많고 예상할 수 없는, 앞으로의 작업과 협업을 응원하고 기대한다.

일정

7월 14일   Seminar #1 - 조경 × 문학
8월 11일   Seminar #2 - 조경 × 조각
9월            Seminar #3 - 조경 × 메모리얼

‌10월          Seminar #4 - 조경 × 전시
‌11월          Seminar #5 - 조경 × 워크숍
12월          Initiative - 조경과 예술 포럼


주관

ULC Press


‌후원

‌서울문화재단‌ (2021 예술인연구모임지원)

7월 14일 첫번째 세미나 - 조경 × 문학


경관쓰기의 시학

설계는 창작이다. 없던 것을 만들어 낸다. 거꾸로 말하면 설계가는 있던 것을 똑같이 반복하려 하지 않는다. 새로움의 시도로 설계를 비정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나아가 공공예술로서 조경의 특징과 가치를 탐구하는 실마리로서 첫 번째 세미나에서는 문학, 그중에서도 시에 주목한다. 현대 조경의 시초로 알려진 프레드릭 로우 옴스테드가 19세기 중반 센트럴파크를 만들었을 때, 동시대 뉴욕과 민주주의라는 이념을 공유했던 시인 월트 휘트먼은 자연으로 도시 경관을 지워버리는 조경술에 크게 실망했다. 설계가와 시인이 바라보는 도시의 일상과 해법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픽춰레스크에서 벗어난 차세대 공원론이 휘트먼과 연동하는 지점은 시인의 관점이 선입견을 넘어 선견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 쓰기는 글을, 조경은 경관을 만든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 좁힐 수 없는 간격이 있는 것 같지만 1970년대 이후 글과 경관은 ‘텍스트’라는 개념에서 유력한 접점을 맞는다. 이때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에서 경관은 ‘건축’으로 행동화되기보다 ‘쓰기’와 접속했을 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데, 가령 조경을 ‘경관쓰기’라고 할만한 실천은 오랜 전통과 다양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조경 행위에 깃든 문학성은 실천 너머의 가치로도 접근할 수 있다. 법을 집행하는 재판관에게 문학적 상상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누스바움의 ‘시적 정의’ 개념은 조경가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내면의 표현을 독백에 머물게 하지 않고 공공성으로 잇는 시인의 윤리를 경관쓰기로 실현하는 자가 바로 조경가다.

AR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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