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집담회는 연구모임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모임 참여자들의 관심 주제를 종합하여 토론하고자 마련되었다. 2020년 10월 16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대학교 통합설계미학연구실에서 온라인 화상회의(Zoom)와 오프라인 회의를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 기록: 김수지
- 참여: 박영석, 손은신, 신명진, 임한솔, 유영이
박영석 반갑습니다. 팬데믹 도시 기록 집담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연구 현황과 경과를 공유드리고 임한솔씨가 사례조사 및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세번째로 신명진씨가 현재 연구방향과 정리된 내용들을 간단히 짚어 주신 후 자유토론 하겠습니다.
지난 여름에 팬데믹 도시기록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의 일상과 공공 공간의 활용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기획 연구가 아니라 연구모임 부문에 지원했기 때문에 저희가 토론한 내용들, 또 고민했던 흔적들이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연구모임 결과물의 형식은 저희가 자유롭게 토론하는 바, 그리고 거기서 발견한 것들을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모임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녹지 활용에 대한 현상을 진단하고, 여러가지 질문들을 던짐으로써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녹지를 바라보는 시각의 방향성과 시사점을 제시하겠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사례 현상의 진단과 포스트 팬데믹 정책을 제시하겠다가 주요 골자입니다. 명진씨가 다양한 국내외 사례들을 정리해주셨고, 이를 토대로 국내외 있었던 세미나라든지 집담회 같은 것들을 한솔씨가 연대기 형식으로 표를 멋있게 만들어 주셨어요. 온라인 설문은 총 50명을 목표로 진행됐습니다. 경향성을 찾기보다는 레코드 각각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한솔씨가 저희 홈페이지 ulcpress.com에 올려주셨습니다. 전문가 인터뷰는 ‘팬데믹 상황에서 도시 공공 공간 이용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각 공간 유형이나 규모에 따라서 방역방안에 차이가 있는가, 그리고 공원의 규모에 따라서 공간 이용 시 주의할 점이 있는가 또는 차이가 있는가, 또 도시의 야외 공공공간에서 감염 관련 문제가 비롯될 경우 추적이 가능한가, 그리고 전염병의 유형에 따라서 대응 방안에도 다른 점이 있는가’ 등을 여쭈고자 합니다.
임한솔 저는 설문조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됐고 어떻게 정리할 예정인지 간단한 개요만 공유하려고 합니다. 설문조사는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54명이 응답을 해주셨어요. 처음에 설문 문항을 만들고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명진씨가 고생해주셨고, 다음 과정부터는 제가 진행 중입니다. 현재 데이터 정리는 끝났고 어떻게 가공할지, 앞뒤에 어떤 글을 쓸 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고요, 관련 내용은 세가지 파트로 정리 될 예정입니다. 이 설문조사는 표본조사를 통해서 어떤 보편적 현상을 알고자 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직접적인 얘기를 들어보자는 취지가 강했어요.
공원과 관련된 어떤 실질적인 이용이 있고, 인식이 있고, 그것들을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구분해서 공유할 수 있을지를 좀 더 편하게 얘기해보자고 시도한 거라서 설문조사의 구성 자체도 딱딱 떨어지는 객관식 문항이기보다는 복수형도 꽤 있고, 서술형 문항도 좀 있습니다. 이런 답변들은 수치가 아닌 텍스트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죠. 설문조사 구성은 크게 ABCDE 다섯 가지로 되어있어요. A는 지금 어디 살고 있는지 그 도시에 대한 얘기고, B는 팬데믹 상황에서 공원과 같은 오픈 스페이스 활용 경험이 어떠한지, 다시 말하면 얼마나 썼는지, 어디를 갔는지 그런 것들이에요. C는 보다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이고 D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발현이 되고 있는지, 그러니까 손소독제를 썼는지, 마스크를 썼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얘기이고요, 끝으로 E는 간단한 인적 사항입니다. 설문 결과를 보고서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은요, 사람들이 생각보다도 많다, 적다 이런 판단 외에도 분위기에 대한 감각에 민감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심스럽다, 활발하다, 침체되어 있다라든지 말이에요. 단순하게 사람이 많다, 잘쓰이고 있다, 이런 것 외에도 감각에 대한 날이 서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사례조사한 것처럼 이용을 어떤 식으로 제한하고 있는지, 가령 실내 공간을 아예 폐쇄했는지, 동선을 막았는지, 출입구를 막았는지 그런 현상에 대한 답변은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고요. 또, 답변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문항이 별로 없다는 점도 있어요. 연령대 같은 경우도 젊은 층이 이용한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복합적으로 이용한다, 이런 응답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양상도 활발하다, 침체됐다, 그대로다, 이런게 어떤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복합적으로 나오고 있거든요. 조사의 표본이 가지고 있는 한계도 물론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이 자기 삶에서 어떤 식으로 이런 현상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런 감각적인 면이 판단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게 아닐까? 뉴스에서 한강공원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보도하면 갑자기 휩쓸려서 그렇게 생각하기도 하고, 오히려 반대로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렇지 않은데라고 하기도 하고요. 여러가지 맥락에 따라서 답변이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일단은 뭔가 이렇다라고 우리가 머릿속으로 재단하는 것보다 느끼는 건 굉장히 다르다. 이런 점을 특기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명진씨 말씀해주세요.
신명진 네, 저는 몇가지 문헌을 소개해드리려 하는데요, 먼저 환경과 조경 10월호예요. 이게 팬데믹 특집이라서 도시 공학부터 건축, 조경, 공간 연구하시는 분, 아카이브 하시는 분들한테 팬데믹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물어본 것 같은, 일상적인 내용을 물어본 섹션이 있고, 조금 더 이제 이야기를 심도있게 하는 섹션이 있었어요. 저는 뒷 부분에서 공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크게 대단한 내용을 얘기한 거는 아니에요. 그냥 뭐 이랬고 저랬고 했다는 서술을 담당했어요.
사실 제 부분보다 훨씬 재밌는 부분은 김세훈 교수님이 진행하고 계신 연구가 있습니다. 정말 재밌어요. 역사와 각 국가의 현황, 이런 이야기들을 아주 쉽게 읽으실 수가 있어서 추천을 드리는 자료입니다. 두번째는 어 오늘 막 도착한, 도서관이 구입해준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The architecture and landscape of health’라고 18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건강과 건축, 조경의 관련성을 연구한 책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설계적 방법만이 아니라 이 당시 설계가들이 그 의사들을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아니면 어떤 식의 네트워크가 있었나,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나. 이런 것들을 자세하게 써 놨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저희가 저번에 공모에 냈다가 오늘 떨어진 걸 확인한 글인데요. 다학제적 네트워크를 통한 포스트 팬데믹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이번 연구모임의 마지막 파트에 정책적 제언에 대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오늘 말씀을 드리려구요. 먼저 ‘왜’라는 부분입니다.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코로나19 때문에 우리가 협업을 해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되게 병O같은,, 아니 죄송해요. 되게 바보같은 짓이다.
박영석 그대로 담아주세요. (하하하)
신명진 (하하) 그래서 이제 런던의 하수도 시스템 같은 경우는 콜레라로 인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든지. 이런 이야기를 ‘왜’라고 담았고요. 그 다음에 보시면 저희가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함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 될 것인가. 이게 하루 아침에 될 게 아니지 않냐.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되고, 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야된다.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희는 그래서 틀을 만들어야된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고요. 아까 말씀드린 조금 더 진화된 버전의 모빌리티 도표가 있습니다. 구글 모빌리티 리포트라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활용을 하고 있는 그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공원의 이제 이용 빈도, 비율의 변화를 나타내는데요. 그 위쪽에는 일일 확진자 수가 있어요. 그리고 아래쪽에는 건축, 도시, 조견 분야 동향들을 리스트업 해 주셨는데요. 우리 분야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이걸 발 맞추고 있는가, 따로 하고 있는가, 서로 소통이 되고 있는가를 약간 이제 볼 수 있는 첫번째 지점으로 만들어보자라는 그런 야심찬 시도였어요. 그 뒤에 보시면 연구와 실무의 관계에서 역학-설계 상호 보완 모델이라고 있는데요. 결국 어떤 도시의 위기가 있을 때 역학이라는 것은 속된 말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작업이고, 우리는 외양간을 잘 만드는 직업이잖아요. 그것이 유기적으로 잘 맞물려 들어가야지만 어떤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데 아니겠느냐라는 아이디어에서 이런 모델을 만들게 되었구요. 그 모델이 축적과 발전을 통해서 아래처럼 이렇게 이어나간다는 상황을 컨셉으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그래서 유기적인 조합을 만드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실상 리질리언트 시티이다. 리질리언트 시티는 기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도 되게 중요하더라. 이런 이야기입니다. 정말 많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서로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라든지 특히 역학, 바이오로직 이쪽처럼 되게 중요한 부분인데도 우리는 사실 대화를 해보면 소통이 안된다는 사실 등 이런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던 시도입니다.
저희가 뭔가 상상했던, 영이씨나 은신씨가 써주셨으면 하는 글이 처음에 있었는데요. 진행하면 할수록 뭔가 그거보다 조금 더 지금 이미 연구하시는 분야도 있으시고, 관심있으신 분야도 있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거기에다가 또 이제 계속 얘기를 하다보니까 한솔씨나 영석씨 같은 경우는 아빠잖아요. 그분들의 경험하고 저의 경험은 너무 다른거에요. 또 전 학교가 집에서 거리가 있으니까 매일 길게 통학하는 다니는 사람이고 이분들은 학교가 가깝고… 이게 굉장히 차이를 많이 일으키더라고요. 그래서 은신씨나 영이씨도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해 굉장히 다른 일상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좀 더 본인한테 와닿는, 관심있는 주제를 잡아서 써주시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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