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조각하기
Sculpting the City
조경가는 말한다. 우리는 경관을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오픈 스페이스의 경험을 빚어내고, 도시의 장면을 연출한다. 동선을 예상하되, 공기와 바람과 햇빛과 빗물이 전달하는 지구의 운명적 움직임을 존중한다. 공간 속에 의미를 새기고, 남기고, 표현한다. 경관을 만드는 행위, 혹은 설계하고 형태를 빚어내어 실현화하는 일련의 작업은 삼차원적 환경 속에서 작가가 정해놓은 매체에 변화를 주는 조각 행위와 닮아 있다. 일찍이 인류 문명이 태동하던 시절 비롯된 정원이라는 공간의 조형부터 오늘날 커뮤니티 활동을 통한 경관의 재생까지, 우리는 모두 도시를 조각하는 데 한 손을 보태고 있다. OSOA 2, < 도시 조각하기: 조경과 공공예술 >은 명사가 아닌 동사로서의 < 조각하기(sculpting) >에 주목하며, 조경과 공공예술의 관계를 < 공공 >이라는 관점에서 재구성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도시환경의 의미를 배가하고 전유한다는 점에서 그가 상상한 공공예술은 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작동이다. 하지만 실상 도시 경관의 미적 가치를 위한 작품들이나, 때에 따라서는 논리와 가치탐구 없이 ‘해야 하기에’ 하는 경우도 왕왕 있고, 작품이 흥미로움에도 불구하고 공공에 불편을 끼치기에 시야에서 사라지는 상황도 일어난다. 반대로 조경은 공공예술을 위한 배경으로 전락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관의 효과가 자칫 상실될까 잔뜩 가시를 세우곤 한다. 물론 도시 경관을 배경으로 삼는 작품도, 적극적인 소통을 이루는 작품도, 경관의 일부가 되는 작품도 많다.
이처럼 난해한 관계에 놓인, ‘경관 만들기가 업’이라는 조경과 ‘도시에 미적 가치를 부여하는’ 공공예술이 바로 이번 웨비나의 주인공이다. 서구 풍경화의 시대부터, 영국의 풍경식 정원을 넘어, 공원과 조각 조형물의 조합에 이르기까지, 조경과 예술은 리드미컬한 상호작용의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현대로 넘어오면 공공예술과 조경의 관계는 보다 복잡해진다. 하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공공’이 향유하는 ‘예술적 경험’이라는 차원에서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