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2021년 12월 8일, 오후 7시~9시
- 장소: ZOOM
- 토론: 박영석, 손은신, 신명진, 유영이, 임한솔 + 이화진(아티스트, 이룹빠!), 조용준(CA조경기술사사무소)
- 지원: ULC Press
- 기록: 박정은
1부
박영석 안녕하세요. 초겨울 날씨가 무척 쌀쌀해진 저녁 시간, 저희에게 귀한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7월부터 다섯 번에 걸쳐서 진행되었던 ‘Open space Open artwork, 공공 예술로서의 조경’ OSOA 세미나에 대해서 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위해서 특별히 모신 저희 발제자 다섯 분, 또 이화진 아티스트 이룹빠! 대표님과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님께 특별히 감사의 말씀 전하고요. 또 오늘 자리를 위해서 와주신 서울문화재단 김성현 담당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가 지난 7월부터 다섯 번에 걸쳐 매달 두 번째 수요일 오후에 진행해 왔었습니다. 한 달이 정말 빨리 다가오더라고요. 한 번 끝나고 나면 또 다음 걸 준비하고 또 홍보하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 올해 하반기를 굉장히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지난 다섯 번의 세미나 동안에 발제자분들과 토론자분들 모두 굉장히 열심히 준비해 주셔서 토론문과 발제문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다각도로 공공 예술과 주변과의 관계를 모색할 수도 있었구나-라는 것들을 느낄 수 있었고요. 오늘은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모아서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지금부터는 화면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볼까 합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7월부터 11월까지 저희가 다섯 차례에 걸쳐서 조경과 ‘문학, 조각, 메모리얼, 전시, 워크숍’, 총 5가지 이슈를 가지고 공공 예술과 조경 사이에 다양한 접점들을 찾아보고자 했었습니다. 오늘은 12월 마지막 여섯 번째 자리로서 조경과 예술 사이에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새로운 방향성들을 모색해 가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저희는 ULC Press입니다. ULC는 도시공간, 지역사회, 조경 관련 산업의 종사자와 연계 학문에 연구자 또 도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면모들을 관찰하고 재구성하는 매거진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는 올해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예술인 연구 모임 지원에 선정되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조경과 예술 사이, 조경은 예술인가, 조경과 예술의 관계는 무엇인가, 조경과 예술은 어디서 만나는가, 조경과 예술은 함께 무엇을 해왔고 또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큰 질문 안에서 몇 가지 범주들을 더 좁혀가면서 새로운 질문들을 찾고 또 질문에 대답을 쓰고 지워가는 과정들을 겪어왔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는 당연히 서울문화재단의 서울 예술인 연구 모임 지원의 후원 덕분에 이러한 과정이 가능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 7월에 ‘경관 쓰기의 시학’이라는 멋진 제목으로 임한솔 선생님께서 발제를 해주셨는데요. 우리가 조경, 경관이라는 것을 쓰기 시작하고 또 읽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새로운 경관을 만드는 데에 어떠한 요소로서 작동했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기능할 수 있을지 새로운 역할론들을 모색해 본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시인이신 박세미 작가님과 또 현직에서 다양하게 시적인 언어로써 공간을 만들어주고 계시는 이수학 소장님께서 토론자로 참여해 주셔서 굉장히 멋진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두 번째 ‘도시 조각하기’ 시간에는요. 신명진 선생님께서 조각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도시 안에서 어떻게 조각 작품 또는 도시를 조각하는 것과 같은 행위로서 매만져가는 그런 시간, 과정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해 주신 바 있으십니다. 이를 위해서 김정화 박사님과 김창재 작가님께서 함께해 주셨는데요. 또 두 번째 세미나 때는 김정화 박사님이 독일에 계셔서 굉장히 국제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금 말씀드리는 이 세미나들의 모든 원고들은 ULC Press.com 저희 홈페이지에 가시면 모든 발제문과 토론문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언제든지 가셔서 보셔도 좋고 또는 유튜브에 ULC Press를 치시면 이 모든 세미나 장면들이 영상으로 업로드되어 있으니 이를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 ‘기억 표현하기’라는 세미나에서는요. 손은신 박사님께서 메모리얼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시면서 기존의 공공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메모리얼이 어떻게 쓰여져 왔고 또 예술 작품에서는 메모리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 왔는지를 재조명해 주시면서 나아가서는 우리가 앞으로 메모리얼을 구체화하는 과정, 공간화하는 과정에서 조경의 역할 또 예술의 어떤 새로운 논의의 범주들을 넓혀가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손은신 박사님께서 발제해 주시고 양근애 교수님과 권영란 연구원께서 토론회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네 번째로는요. ‘도시, 상상하고 기록하기’라는 제목으로 유영이 선생님께서 조경과 전시에 대한 새로운 면접부들을 찾아내는 세미나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유영이 선생님의 발제에 이어서 또 오늘도 패널로 참석해 주신 이화진 이룹빠 대표님과 또 홍주희 그래픽 아티스트께서 토론에 참여해 주시면서 두 분의 실제 작업들을 보여주시기도 하면서 도시를 다시 전시로 하기 위해서 또는 전시 안에서 도시를 녹여내기 위해서 어떠한 과정들이나 실험들이 있었는지를 두루 보여주신 바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세미나에서는 ‘도시, 함께 실천하기’라는 이름으로 제가 발제를 하고 건축가이신 문정석 소장님과 극단 대표이신 송재영 대표님을 모시고 워크숍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 바 있습니다. 우리가 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굉장히 많은 실험들을 진행하고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예술 작품을 만들기도 하는데, 운이 좋게도 제가 진행했던 작업 중에 예술적인 제스처가 가미되어 있는 공공 공간을 만드는, 놀이터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리면서 그 과정에서 만났던 문제들 또 그 과정에서 찾아가고자 했던 이슈들을 함께 나눠본 바 있습니다. 이렇게 다섯 번을 알차게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굉장히 내용이 많았네요. 다시 한번 더 참여해 주신 발제자분과 토론 패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뭘 할 거냐면요. 공공 예술로서의 조경, 결과 공유회입니다. 포스터 색상에서도 아시다시피 앞서 5개가 솔리드한 색깔 5가지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결과 공유회 시간에는 이러한 색상들이 녹아들어 있는, 스펙트럼이 보여지는 그런 포스터입니다. 제가 경과를 공유드리고 있고 이어서 패널들과 함께 자유롭게 토론을 나누고자 합니다. 토론을 나누고 잠시 쉬었다가 토론을 한 번 더 진행하고 유튜브 등을 통해서 질의응답을 받고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드디어 조경과 예술 사이에서라는 이름으로 한번 시작해 볼까 합니다. 오늘 자리해 주신 분들 다시 한번 더 소개드리면요. 지금 사회를 맡고있는 저는 ULC Press 발행인이자 플레이스 온 소장을 맡고있는 박영석이고요. 그리고 메모리얼 발제해 주신 손은신 박사님, 건축 공간 연구원 부연구원님이십니다. ULC Press 에디터이신 신명진 선생님, 자리해 주셨고요. 도시 문화 연구 기획자이자 작가이신 유영이 작가님, 자리해 주셨고요. 다섯 번째로 ULC Press 에디터이신 임한솔 선생님, 자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더욱 빛내주시기 위해서 아티스트이자 이룹빠 대표이신 이화진 선생님, 와주셨고요. 마지막으로 최근에 젊은 조경가상을 수상하신 CA조경기술사사무소의 조용준 선생님도 자리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조경과 예술 사이에서’라는 이름으로 좀 떠들어볼까 합니다. 제가 경과를 생각보다 굉장히 빨리 설명드렸네요. 이게 발제문과 토론문 분량이 굉장히 많다 보니 이것을 제가 잘못 함축시켰다가 혹시나 내용이 훼손되거나 변질될 우려가 있어서 최대한 간략하게 말씀드리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언제든지 ULC Press.com으로 가시면 보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조경과 예술 사이에서’라는 이름으로 먼저 자유 토론을 좀 진행해 볼까 하는데요. 공유 화면을 잠시 끄고 이야기를 좀 진행해 볼까 합니다. 임한솔 선생님 어떠셨어요. 지난 다섯 번의 세미나 중 첫 번째로 발제해 주셨죠.
임한솔 조금 전에 박영석 소장님이 보여주신 화면에서 포스터 다섯 장을 늘어놓으신 부분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어요. 하나씩 개별로 주제를 봤을 때는 필자끼리 서로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사이이다 보니 새롭지 않은 내용일 수 있는데, 각각 다른 색이 들어간 포스터 다섯 장을 보니 지금까지 이렇게 하나의 기획으로 주제를 모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고, 유사한 포맷으로 모았을 때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은 그 점에서 지난 6개월의 시간이 앞으로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자료를 정리한 홈페이지 내 아카이브의 형식이 약간 상자처럼 돼 있거든요, 알록달록한 상자들이 쌓여 있는 걸 보니까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나름대로의 쌓임이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영석 특히 7월에 임한솔 선생님이 진행해 주실 때는 저희가 노들섬에 식물도라는 공간을 빌려서 진행했었는데요. 7월에 매미 소리가 그렇게 크게 날 줄 몰랐었습니다. 저희가 리허설 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매미 소리가 굉장히 크다는 멘트들이 있어서 저희도 좀 놀랐었죠. 그때 그 여름에 땀을 흘리면서 진행했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8월로 가볼까요. 신명진 선생님 8월, 조각 어떠셨나요.
신명진 저도 노들섬 식물도에서 진행했는데, 때문에 처음에는 얼굴을 보고할 수 있었다는 장점이 있었던 반면, 아까도 잠깐 말씀해 주셨지만, 테크놀로지의 한계는 조금 있었다-라는 전체적인 평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노력을 해도 안 되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하더라고요. 조각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려야 되는데 테크놀로지 얘기가 제일 먼저 나오네요. 어쩔 수 없이 (하하) 근데 그거 말고도 기억이 제일 많이 나는 건 감사하게도 매번 할 때마다 기사를 써주시는 기자님이 계셨잖아요. 덕분에 좋았던 점은 많은 분들한테 홍보를 할 수 있었다는 거에요. 다만 제 세미나때 약간 이야기가 다른 부분이 있는 상태로 기사가 나갔었는데, 그거 관련해서 저한테 몇 가지 비판적인 코멘트들이 왔었어요. 그 분들께 제가 답변을 드리기도 되게 애매했던 게 저의 발제 내용이나 저희가 토론했던 내용이 아니라, 전혀 다른 내용에 대한 비판이 왔던 거여서 그저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박영석 저희가 7월, 8월은 노들섬 식물도에서 진행했었는데요. 아쉽게도 코로나 상황이 더 악화되고 또 저희가 오프라인을 겸해서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분담 사항이 많아 지다 보니까 저희가 세 번째 세미나부터 마지막 세미나까지는 아쉽게도 온라인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또 9월로 가볼까요. 9월, 손은신 박사님 어떠셨어요.
손은신 네. 온라인으로 처음 했던 손은신입니다. 저희가 했던 세미나 자체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면, 사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마냥 쉽거나 평탄한 작업이었던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먼저 발제문을 쓰고, 토론자분들께서 토론문을 쭉 써주신 다음에 다시 세미나에서 이 내용을 말로 잘 정제해서 설명을 드리고, 그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했잖아요. 토론이 발제한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세미나 주제가 있으니까 그 주제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게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던것 같은데도 다들 너무 잘 해 주셨던 것 같아요. 저 역시 내가 준비를 정말 잘했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래도 많이 준비해 주시고 잘 챙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가지 했고요. 그 다음에 사실 코로나때문에 서로 미리 만나서 내용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해보지 못하고 줌으로만 만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저 역시 제가 담당한 세미나를 처음 준비할 때 온라인으로 했거든요. 미리 메일과 전화로 소통을 했지만, 만나서 이 주제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사실 구체적으로 미리 나누지 못했었어요. 그래도 하나의 공통적인 주제를 가지고 토론자분들께서 대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잘 풀어내주셔서, 그런 과정들이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영석 네. 손은신 박사님도 메모리얼에 관해서 말씀해 주셔가지고 그 해당 내용을 듣고 또 많은 분들이 메모리얼을 우리가 너무 쉽게 ‘공원에는 기억하면서 들어가야지’ 또는 ‘예술 작품도 메모리얼 기억하는 거 많지’라고 너무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해, 단단한 기초를 다시 쌓을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시고 또 여러 사례들을 안내해 주셔서 굉장히 재미있었다는 소식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감사드리고요. 10월로 넘어가 볼까요. 유영이 선생님.
유영이 네. 안녕하세요. 서울문화재단에서 이런 사업이 있다는 것을 접한 후에, 임한솔 선생님과 같이 ‘조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예술이라고 하는 것과 어떻게 엮어볼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눴던 게 굉장히 정말 엊그저께 일인 것 같은데 이렇게 한 달, 한 달, 한 걸음, 한 걸음 각자의 주제를 풀어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참 신기한 오늘 하루인 것 같아요. 우리가 정말 안타깝게도 여전히 줌 안에서 있어야 된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스크를 벗고 만날 수 있는 점은 나름의 묘미인 것 같아요.
10월에 발제자 두 분과 줌으로 진행을 하고 난 다음에 세 명이서 모였었어요. 비대면 상황에서 나누지 못한 소회들을 대면을 하면서 이야기 했어요. 도시라는 주제가 사실 예술 안에서 굉장히 많이 이루어졌던 단어이기는 하지만 사실 조경을 하는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전면에 나서서 논의를 이끌어갔던 사례는 없었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발제자 선생님들께서도 굉장히 재미있는 시도라고 반겨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주변에서도 저희의 활동들을 흥미롭게 지켜봐 주시고 계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했던 반년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영석 저희 참 열심히 살았죠. 올 하반기 유영이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사실 조경과 예술은 언뜻 생각하면 ‘그거 다 연결돼 있는 거 아니야’, ‘다 모든 것들이 조화로웠던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것들에 대한 담론이 굉장히 얇습니다. 한 10년 전을 돌이켜 보면 공공예술로서의 조경 또는 예술적인 성취로서의 조경에 대한 어떤 논의들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국내에서는 집중적으로 조명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그냥 내가 조경하는 게 예술이고 또는 예술에서 공공을 위하거나 경관을 다루면 그게 경관 작업이자 작품으로서 예술이고.. 라는 굉장히 모호한 어떤 등치, 등가 의식 같은 것들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저희가 다섯 가지 키워드들을 꼽아서 다시 하나하나 돌이켜봤다는 거는 또 재밌는 실험이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방대한 어떤 세계에 저희가 멋모르고 노크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올 하반기에 쌓은 텍스트들과 많은 담론의 시작 거리들을 통해서 우리가 새로운 이야기들을 또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11월의 이야기를 넘어가고 오늘 패널로 가주신 이화진 선생님의 소회를 좀 들어볼까요. 어떠셨나요.
이화진 먼저 저희가 유영이 선생님하고 같이 대화를 나눌 때는 정말 그냥 즐겁게 얘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저희 작업도 소개를 해드리는것도 의의가 있었지만 막연히 조경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는데 발제하신 것들을 쭉 읽어보고 조경이라는것도 미술의 영역처럼 어떠한 경계가 없는 분야구나 하는걸 느끼면서 글들을 참 재밌게 읽었어요.
예술하는 사람들도 내가 뭐 하는 사람이다 설명할 때 장황하게 설명을 하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조경도 어떠한 좁은 그런 게 아니구나, 참 비슷한 점이 많고 재미있는 분야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영석 네. 아주 진솔한 말씀 감사합니다. 연이어서 조용준 선생님의 소회 한번 들어볼까요.
조용준 네. 저 같은 경우는 제일 처음 문학할 때 많이 들었던 것 같고요. 그다음, 조각 때도 좀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조금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들었었는데 처음에 들었을 때 생각이 들었던 건 발표 방식이라든가 형식이 되게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제가 상대방한테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 것들이 아니라 그 안의 두 명이 각각의 얘기를 하고 되게 깊은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되게 독특하면서도 제가 느꼈던 건 배경 지식이 좀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문학을 들었을 때, 제가 모르는 것들도 너무 많다 보니 거기에서 어떻게 더 이해를 해야 될지에 대한 것들이 사전에 내가 읽었으면 더 이해가 더 쉬웠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단지 박영석 소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조경이라는 학문 속에서 예술가에 대한 토론을 정말 깊게 얘기한 적이 있었냐-라고 물어보면 저 같은 경우는 그런 기억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기획이 지금 보면 문학, 조각 그리고 그 밖의 것들을 같이 얘기하는 것 자체가 되게 의미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서 조경이 어떤 예술로서의 가치 또는 또 다른 이야기를 더 확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어떤 기대까지 하게 되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박영석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앞에 또 7월, 8월 세미나를 또 직접 가서 들어주시고 해서 너무 감사드리고 아마 사전에 관련된 레퍼런스들을 읽고 오셨어도 굉장히 어려웠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내용들이 깊이가 깊어질 때는 엄청 깊어져서 저도 듣다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많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사실 우리가 이렇게 깊이, 딥 다이브하는 어떤 세미나를 좀 만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특히 조경과 예술을 다루는 세미나는 특히나 더. 그래서 저는 더 좋았었습니다. 제가 20대 학부 때 끓어 오르는 그런 열정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이걸 봤었어야 되는데 생각하면서요. 저희가 돌아가면서 소회를 한 번씩 다 들어봤고요.
이제 우리가 본격적으로 공공예술로서의 조경이라는 이 타이틀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너무 어려운 질문이지만 제가 조용준 소장님께 현직에 계신 설계 소장님이시니까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정말 제가 질문하는 저도 좀 무겁습니다. 그래서 조경은 예술입니까?
조용준 조경이요. 개인적으로 저는 예술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예를 들면 미술이라든가 여러 가지 다른 분야 속에서 제가 예술이라 느끼는 이유는 고정된 시각, 기존에 있었던 그 시각에서 또 다른 시각 또 다른 새로운 견해를 제안할 때 거기서 제가 영감을 받거든요. 그걸 통해서 어떤 디자인에 적용하게 되고 거기에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게 돼요. 그런 부분으로 생각을 한다고 하면 예를 들면 제가 광화문 광장을 하고 있는데 광화문 광장의 포장 같은 경우도 김환기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거든요. 결국은 예술이라는 것들은 결국 다른 분야 또는 또 다른 사람한테 어떤 영감을 주는 창의적인 작업이 돼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때 그럴 때 우리의 작업들, 특히 조경가의 작업들이 지금 다른 분들, 건축가라든가 예술 또는 어떤 조경 그 밖에 조각하는 분들한테 영감을 주고 있나-라는 것들로 보면 그게 좀 해답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어떤 작업들은 분명히 그렇게 충분히 영감을 주는 작가들도 있고 작업물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수많은 공공 공간도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되게 애매모호한 어떤 경계 속에 있다-라는 것들은 명확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 저한테는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어떤 가치로서의 경관, 조경이 예술로서의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부분들을 질문하게 되더라고요.
박영석 조용준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 탁월하셔서 오늘 결과 공유회 마쳐도 될 것 같습니다(웃음). 네. 멋진 말씀 감사드리고요. 영감을 줄 수 있는가 또는 내가 영감을 받아서 다시 이것이 새롭게 구현되는 과정 공간화된 것이 조경이고 이 조경이 하나의 작품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또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예술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에서 이화진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공의 관점에서 말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화진 저도 비슷한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언젠가부터 경계 자체가 허물어진 지는 좀 오래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박영석 소장님께서 발제하신 것들, 워크숍의 mom놀이터 사례처럼 저희도 예전에 한솔과 예술 공간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 작업도 연극 놀이를 기반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만들고 공간을 만들었던 경험과 일치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럼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이 조경이나 공간을 다루는 일은 아니지만, 제안된 프로젝트에서 예술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것과 조경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발제의 문학에 대한 관점도 뭔가를 작업을 만들 때 저희에게도 이야기를 탐구하는, 예를 들어 그림 동화 이야기들을 점점 심층적으로 탐구한다거나 그런 시기도 있었는데 정말 너무 닮아있다. 그래서 조경도 미디어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미 예술적인 거다, 조경이다. 나누는 거는 좀 무의미한 것 같다는 점을 이번 토론을 통해서 이런 게 더 텍스트적으로 오픈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박영석 네. 감사합니다. 이 질문을 제가 조금 더 확장시키자면 이런 게 어떨까 싶어요. 환경 미학적인 측면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 예전에는 이 작품을 읽어내는 도화법이라든지 어떤 도식적인 구조 같은 게 있었다면 환경 미학의 관점 이후에는 그러니까 비교적 최근에는 그 작품이 갖고 있는 미적장, aesthetic field 안에서 참여함으로써 그 작품이 완성되고 또 그 작품을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미학적 가치들을 발견한다고 하잖아요. 그럼 앞서 조용준 사장님이나 이화진 작가님께서 말씀해 주신 내용과 같이 공원이란 또는 조경이 만들어내는 경관적인 사물, 공간 안에서 결국에는 대중들이나 어떤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 참여하고 그 공간을 채워나감으로 인해서 이것 자체가 하나의 어떤 작품 또는 하나의 작업물로서 공공예술이라고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씀하신 걸로 제가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그러면 여기서 조금 더 질문을 좀 더 확장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과연 우리가 만나는 조경 예를 들어서 공원이라든지 가로 녹지라든지 또는 작은 쉼터라든지 이런 공공을 위해 만들어진 조경 공간들은 우리가 이것을 예술적인 성취로 잘 바라보진 않잖아요. 또는 굉장히 바라보는 관점들이나 읽어내는 사람들의 시선이 굉장히 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대중과.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예술과 조경을 다시 놓고 이야기하면 우리는 어떤 부분들을 좀 더 찾아가면 좋을까요. 신명진 선생님, 진정성의 측면도 좋고요.
신명진 잠시만요. 제가 지금 유튜브 조정하느라고 집중을 못하고 있었어요. 저를 패스하고, 다음 질문에는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박영석 굉장히 화면에 집중하고 계셔서 저는 제 얘기를 잘 듣고 계신 줄 알았더니 기술적인 부분을 점검하고 계셨군요(웃음). 죄송합니다. 임한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조경 공간들 또는 공공성을 띤 공간에서 우리가 사실 이거는 ‘예술이다. 아니다’라고 사실 평가하지도 않고 또는 이거를 예술적 성취라고 잘 보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그걸 예술적으로 읽어낼 앞서 말씀드린 환경 미학과 같이 읽어낼 수 있는 계제들은 또 다분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임한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경관 쓰기의 시학이라는 그런 발제 안에서도 찾아가시려고 했던 텍스트상의 조경, 또 현실에서의 조경 간의 우리가 찾아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임한솔 첫 번째 세미나에서 시도했던 거에는 이런 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이미지를 다루는 회화나 조각 같은 경우에는 조경과의 연관성을 찾기가 비교적 쉬운 편인 것 같고, 전시나 워크숍은 연관된 실무들이 있기 때문에 그 연계를 찾기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 ‘시’는 솔직히 어려웠거든요. 텍스트와 조경이 연관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적나라한 방식은 텍스트를 경관에 쓰는 거죠. 가령 마야 린이 디자인한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비에서 벽에 쓰인 사람들의 이름 같은 것처럼요. 뭔가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어떤 예술적인 순간들을 연출한 거니까요. 그런데 그러한 적나라한 결합을 넘어서, 시적 원리와 조경 설계 창작의 원리를 나란히 놓고 병치시켜서 공통점이나 유사점을 찾기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제가 그 발제에서 찾아낸 것은 그거였어요. 가령 옴스테드 당시에 도시 시인이라고 평가받는 휘트먼 같은 경우에는 일상에서의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 발제에서 인용했던 진은영 시인의 말 중에, 시라는 게 아주 작은 것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확성기 같은 글자”라는 말이 있어요. 그러니까 뭔가를 발견하는 눈을 가진 게 시인의 눈이라고 한다면 사실은 조경가의 눈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들이 있잖아요. 현장에 가서 이 공간이 가지고 있는 어떤 고유성을 발견해내고 그걸 잠재력의 차원으로 끌어올려서 설계 언어로 전환하는 방식의 흐름은 웬만한 디자인 작업에서 다 겪을텐데 그런 측면을 시인의 눈과 연결을 시켜보자. 어떤 발견의 시점들을 독창성과 고유성의 측면으로 끌어올리는 창작의 작업들을 ‘시적’이라고 평가하고 그걸 나란히 보려는 시도라는 면에서 제가 했던 시-문학과 경관에 대한 발제에서는 그런 지점을 단순히 표면적으로 정치하는 것 말고 원리의 차원으로 보려고 했던 것 같고요, 제 발제 말고 다른 발제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기억을 표현한다든지 도시를 조각한다든지 하는 주제들을 보면, 기억이나 경관이나 도시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환경을 일컫는 여러 이름들에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동사들을 붙였을 때 나타나는 어떤 조화나 충돌에서 보이는 것들, 그런 것들을 찾아내는 게 저희가 이 ‘조경과 예술 사이에서’ 했던 일련의 작업이 아닌가 싶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말씀해주신 질문에 대한 답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그걸 어떤 식으로 끌어올려서 실제 디자인까지 가는가-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충분히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조용준 제가 이 부분에서 되게 그때 당시 제가 들으면서 되게 좋았던 부분이 실제로 디자이너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자기 정원을 또는 누군가의 정원을 하고 거기에 이름을 지어요. 이름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되게 그 공간을 함축적으로 뭔가 표현하는 거든요. 그거 자체가 어떻게 보면 되게 시적으로 갈 수 있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고 실제로 가끔 저희가 어떤 공간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되게 소설적으로 글을 쓸 때도 있고요. 되게 은유적으로 되게 짧게 쓸 때도 있어요. 이게 결국 공간이라든가 이미지 또는 공간과 텍스트가 결합되는 어떤 순간인 것 같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되게 동감이 됐던 부분이 있었고요. 그리고 실제로 조경가들이 결국은 어떤 네이밍을 함으로써 그 네이밍이라는 것이 결국은 시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저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만 모아도 어떻게 보면 조경가들의 시적인 작업물이 되지도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박영석 제가 드렸던 질문이 다소 복잡했던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듣고 싶었던 대답들은 다 들은 것 같습니다. 특히 조용준 선생님 방금 말씀해 주신 공간이 텍스트화되고 또 텍스트가 공간화되는 과정 말씀해 주셨는데 최근에 하신 작업들 중에서 혹시 비슷한 사례가 있으면 좀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조용준 사실 광화문 광장만 얘기해도 될 것 같아요. 저희가 ‘깊은 표면’이라는 제목을 지었어요. 광장 자체는 어떻게 보면 2차원적 표현인데 거기에 여러 가지 이념이라든가 그리고 어떤 역사적인 흔적들, 그런 것들을 담아내기 위해서 사실은 두 가지 상치된 단어를 썼거든요. 표면은 어떤 깊이를 가질 수 없지만 깊은 표면이라는 그런 얘기를 했었고, 또 그것들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되게 함축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공공 프로젝트에서도 이렇게 하지만, 실제로 많은 정원가들이 어떤 개인 주택을 만들어주고 거기에 이름을 지어주면서 거기에 자기들의 생각들을 되게 간단하게 두세 줄로 설명하는 경우들을 많이 봤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하나의 시적인 걸로 이야기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 시의 범위를 어디에 둘지 모르겠지만 제가 판단했을 때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박영석 조용준 소장님 말씀 감사드리고요. 저희는 1회부터 5회까지 계속 이러한 방식을 추구해 왔지만, 최대한 길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충분히 시간을 안 배 해드리려고 합니다. 아까 설명해 주신 광화문 광장 설계 개념 딥 서피스, 깊은 표면 이것도 굉장히 시적인 언어잖아요. 표면은 두꺼워질 수 없는데 이걸 두껍게 보신 거잖아요. 어떤 지점에서 이거를 두꺼운 표면이라고 봐야만 했었고 어느 어떤 아이템, 어떤 이슈를 통해서 이런 것들을 구현해 가셨는지 좀 더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용준 사실은 광화문 광장 하면 너무나 많은 층위가 있는데 옛날에는 임금과 백성이 있었던 공간이에요. 그리고 그 이후, 군사정부 시대 때는 그곳이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공간이었죠. 최근에는 어떻게 보면 백성 드디어 시민의 공간으로 바뀌었잖아요. 그렇듯이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이념적 그러니까 왕과 왕조 시대 그다음에 권력 시대 그다음에 시민의 시대 그런 이념적인 것들이 복합되어있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광화문 광장 자체가 고려 남경에서부터 한 1천 년이라는 시간을 갖고 있었거든요. 거기에서부터 있는 수많은 지층의 흔적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흔적들이 그 공간에 담겨져 있지만, 그 표면에서는 사람들이 그걸 느끼지 못하는 거죠. 이 공간이 되게 오래됐다는 것 자체를 인식할 수 없는 어떤 그런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현대 도시, 특히 한국이 가진 도시는 삶과 지형이 있는 도시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조선시대 때는 거의 1층으로 이루어진 어떤 플랫한 어떤 도시였거든요. 근데 현대 도시 같은 경우는 고층 빌딩이 있고 그다음에 지하 이런 어떤 지하철을 통해서 수많은 도시가 연결되잖아요. 그런 물리적인, 수직적인 층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세 가지 깊이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저희가 이 평면이지만 그 공간에 아까도 얘기했던 이념적인 깊이라든가 경관적인 깊이 그리고 물리적인 깊이를 담으려고 했었던 프로젝트입니다.
박영석 사실 모든 조경 프로젝트들은 처음에 설계의 단초를 역사적인 것에서 많이 찾곤 하죠. 이곳이 예전에 무엇으로 쓰였었는지 또 이곳의 장소성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그런 측면에서 이러한 예전의 기억을 새롭게 담을 것인지 아니면 변형해서 할 것인지 이러한 여러 가지 매개 변수들이 있을 수 있겠죠. 손은신 박사님, 메모리얼 준비하시면서 이런 비슷한 과정이나 또는 비슷한 사례들이 있거나 또는 의견이 있으시면 좀 보태주실 수 있을까요.
손은신 네. 저도 너무 관심이 있는 주제라서 지금 말씀하신 것 굉장히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사실 어떤 장소에 역사적인 많은 지층들이 있고 처음에 그 내용에 대해 많은 조사가 이루어지잖아요. 이건 제 이야기가 아니고 존 딕슨 헌트였던 것 같아요. 장소에 많은 지층들이 있는데, 역사학자들은 그것을 조사를 해서 어떤 지층이 있는지를 찾아내지만, 디자이너들 그러니까 조경가들은 그 안에서 무언가 의미를 가지는 층들을 지상으로 끄집어내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이 말을 저도 논문을 쓰면서 인용을 했었는데, 지금 그 말이 좀 생각 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단순히 이 땅에 어떤 지층이 있었고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를 연구하는 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예를 들어 조선시대에는 이런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광화문이라는 장소가 중요했고 또 지금은 여러 가지 변화들이 쭉 있어오면서 어떤 새로운 흔적과 의미들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는 것을 디자인하시는 분들이 캐치하셔서 공공에게 당위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으시고, 그 내용들을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는 거죠. 워크숍도 사실 그런 층위의 일환이잖아요. 이 작업은 이런 의미가 있고 이 사업에서는 이런 기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소통하면서 국민들이 그렇다, 혹은 그렇지 않다 라는 의견을 주시는 것을 듣기도 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간다는 의미가 있죠. 사실 어떤 기억의 층위들을 지표면으로 꺼내서 표현하려고 하는 조경의 행위 자체가 저는 예술이랑 접점이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단순이 예전의 광경을 그대로 재현해서, 가짜 모형도 갖다 놓고 완전히 똑같은 풍경으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어쨌든 다른 방식으로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표현하려 하는 행위가 예술이랑 어느 정도 접점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요. 근데 사실은 기억을 꺼내는 활동이나 어떤 예술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나 공공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 공공성이나 여러 측면에서 많이 부딪치는 측면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특히 현대로 올수록 우리의 기억과 관련된 측면에는 굉장히 논쟁적인 부분들이 많아져서 그런 부분을 조율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해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 5회차 세미나에서 박영석 소장님께서 발제하신 내용에 기초해서 보면, 사실 워크샵을 통해서 진짜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고 조율해 나가는 그 과정 자체가 퍼포먼스의 일환으로서 공간을 만드는 조경의 행위 또는 예술의 행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영석 그렇군요. 우리가 존 딕슨 헌트의 이야기도 듣게 되는 군요.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너무 조경으로 많이 간 것 같은데 여기서 또 이화진 작가님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앞서 여러 가지 관점에서 조경이라는 행위 또는 과정 안에서의 예술적인 이슈들 또 조경적인 이슈들을 좀 찾아봤었는데 작가님 입장에서는 예술 활동을 하시는 데 있어서 이제 반대로 한번 주어와 동사를 바꿔보면 예술, 예술 활동하실 때 조경이나 경관 또는 공공 이런 개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시고 또 어떻게 활용하시는지 말씀 여쭙고 싶습니다.
이화진 좀 어렵긴 하지만 저는 그냥 미디어로서 조경을 좀 생각을 하자면 조경에서 다루는 흙과 관련된 것들이라든지 아니면 낙엽이 모여서 썩어간다든지, 곤충 같은 바이오 미디어 같은 것들도 미디어로서의 조경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암석이나 우리 땅에서 사는 것들, 나무 그런 것들이 어떻게 작용을 할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을 개념으로서 받아들이기도 하고 아니면 재료로서 사용을 하기도 하는데 제가 점점 드는 생각이 지금 이렇게 논의하는 것들을 보면 이게 그럼 내가 바깥에서 환경 미술을 하게 된다면? 예를 들어 만약 환경미술제에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이게 예술인지 조경인지 이제 그런 것들에 구분도 사실상은 정말 없는 거 아닌가? 그런 것들이 내가 어디서부터 영감을 받아, 어떠한 개념으로 출발을 했나. 그런 것들의 구분이 모호한 시대가 정말 왔구나. 그리고 막상이것을 구분을 하는 것 자체가 뭔가를 어찌 됐건 분야가 나누면서 필드가 구분되고 그 안에서의 경제적 이익이나 보호의 테두리 같은 게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 때문에 더 분야가 나눠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조경 분야에서 미디어로서나 아니면 사잇 공간을 만드는 조경들 건축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사잇 공간을 만드는 조경이라든가 이제 그런 것들 안에서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까 조경을 보고 영감을 받았는지 아니면 제가 거기에 다루는 미디어로서 영감을 받았는지 그런 것들을 굳이 생각을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얘기를 더 하나씩 보면 내가 진짜 할 수 있는 일들이 조경 쪽에서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지고 조경가, 또 이제 조경을 전공하신 분들이 예술 쪽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지고 그런 것들의 경계가 정말 없어지겠구나. 그래서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다. 이런 생각이 점점 들었어요.
박영석 네. 어쩌면 제 질문이 좀 우매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더 양분화하고 하면 할수록 토론에 더 불이 붙을 수 있을 것 같아 예술과 조경 사이를 잘라서 질문을 드리기는 했는데 실은 맞습니다.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고 조경의 재료로서 예술, 예술의 재료로서의 경관 이런 것들도 모호하고 둘 중에 뭐가 더 먼저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이 사실 어떤 것이 어떤 것의 인과관계로서 작동한다기보다는 서로서로 구조적으로나 또는 관계 안에서 상황 안에서 맺어지는 다양한 그런 상호작용 덕분에 여러 가지 퍼포먼스도 나오고 또 공간도 만들어지고 하는 것 같습니다. 유영이 작가님은 특히 전시 쪽을 주로 많이 다루시면서 도시라는 공간 또는 조경 공간, 공공 공간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러한 것들을 전시로 옮기실 때의 고민들 또는 전시를 할 때 도시나 공공 공간들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에 대해서 좀 의견을 여쭤도 될까요.
유영이 네. 전시가 사실 굉장히 폭이 넓은 단어라서 저희가 10월에 논의했던 그 안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사실 그때 우리는 ‘도시를 어떻게 보는가’에 초점을 두면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쉬운 예를 생각해 보면 사실 저희 부모님만 하더라도 아파트에 사시면서 조경이 너무 잘 되어 있는데 보는 조경이지 나가서 걷는 조경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어요. 조경이 우리 시선의 대상이 된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공원이든 정원이든 만든다고 했을 때 어떤 사람들이 그 안에서 걷거나 산림욕 하면서 머무는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멀리서 누군가가 바라보는, 픽처레스크한 모습 자체로 조경을 향유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주제를 10월에 여기 계신 이화진 대표님, 홍주희 선생님과 나눴던 것 같거든요. 앞서서 말씀하셨듯이 사실 조경이 어떻게 보여야 할 것인가 또 그것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보다는 사실 그 경계 안에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이해해 나가는 게 더 유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앞서 임한솔 선생님께서 경관의 시학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해주셨던 부분에 대해서 조용준 소장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사실 도시, 건축, 조경을 하는 사람들의 언어는 설계도라는 도면으로 나타나야 하지요. 굉장히 다양한 법과 규제들 안에서 a라는 사람이 그렸지만, b라는 사람이 이어서 그리고 또 c라는 사람이 그걸 받아서 실제 그 모양대로 설계를 할 수 있게끔 해야 되는, 다양한 사람들 간에 통일되는 언어 형식으로 움직이는데요. 일반인들 사이에서 굉장히 딱딱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지만, 우리가 패널 안에서는 다들 시인이 되고 다들 소설가가 되는 굉장히 특이한 전환이 이루어지지요. 광화문에 대한 설계에 시적인 제목을 붙이고 그 안에서 가상의 인물을 선택해 하나의 시나리오로 엮어내는 과정 자체가 우리가 이미 조경하면서 예술을 하고 있고 또 예술적인 언어로 조경을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박영석 오늘 역시 발제자분들이나 패널분들이 다 훌륭한 분들이시라 저의 조악한 질문에도 너무 답변을 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50분에 잠깐 쉬려고 했는데요. 제가 궁금해서 못 참을 것 같아요. 앞서 말씀해 주신 패널에서 우리는 다 시인이 되고 또 소설가가 되지 않느냐라는 말씀이 되게 와닿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조용준 선생님의 최근 작품 딥 서피스 패널에도 보면 조감도에 광화문을 이렇게 딱 바라보고 있는 장면에서 한쪽 건물의 파사드에 호랑이가 이렇게 비치잖아요. 당연히 의도하셨겠죠. 그리고 그런 거는 굉장히 예술적인 터치라고 저는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거기 파사드에 호랑이가 비칠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우리가 조감도를 만들 때 보통은 가장 현실적일 것 같은 그러니까 가장 조성되고 난 다음의 모습일 것 같은 모습을 그리는데 거기서는 이제 그 터치를 하나 더 넣으면서 이것은 상상이지만 상상의 장면이지만 이런 분위기를 꿈꾼다 라는 걸 이제 드러내신 거잖아요.
조용준 네. 실제로 그 작품 그때 했었던 작업 같은 경우는 애초에 디자인 자체를 그 조감도 원래 신을 정해놓고 거기에서 회화를 하듯이 그러니까 그림을 그리듯이 포토샵으로 디자인을 했었어요. 그리고 그때 당시 저희가 가장 크게 고민했던 거는 그 벽이 아마 호랑이는 아닌데 그 벽이 어떤 거였냐면 사실 예전에 조선시대에서 우리는 내사산 4개의 산으로 둘러싸인 그 경관을 그대로 느꼈어요. 하지만 이제는 광화문에서는 그 뒤에 백악산을 느끼지만 그 주변이 다 빌딩으로 둘러싸여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 빌딩들이 또 다른 숲이 되고 다른 산으로서 이야기될 수 있겠다. 결국, 그 공간 안에 우리가 들어간 거다. 그래서 그 모든 파사드가 예술적으로 미디어 아트적으로 하나의 산으로 연출된다고 하면 결국은 또 다른 내사산 안에 우리가 공간 광화문 안에 존재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 속에서 그런 어떤 표현으로 조금 더 어필하려고 노력했던 그런 것 같아요.
박영석 저는 그 이미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고 멋있었습니다. 제가 휴식 시간에 제가 이미지를 한번 찾아볼게요. 그래서 2부 때 제가 그 이미지를 먼저 한번 보시면서 또 같이 좀 더 이야기 나눠보시죠. 지금 시간이 51분인데요. 저희가 한 10분 정도 쉬고 8시부터 다시 이야기를 이어갈까 합니다. 궁금하신 부분 또는 중간중간에 질문하시고 싶은 참여자분들께서는 저희 채팅방에 남겨주시면 저희가 모아놨다가 한 번에 질문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개인 메시지로 주셔도 좋고 또는 채팅방에 그대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지금부터 10분 정도 휴식하고 난 다음에 2부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부
박영석 잘 쉬셨나요. 조용준 소장님이 지금 자리에 안 계시네요. 제가 그러면은 1부 마지막에 말씀드렸던 조감도를 한번 보여드릴까 해요. 조용준 소장님 안 계실 때 보여드리는 게 나을까요.
네. 저는 이 조감도 정말 멋있더라고요. 파사드에 수묵화 느낌의 산이 파사드에 다 드러나는 게 먼저 호랑이가 아니었음을 사과드립니다(하하). 죄송합니다. 호랑이만큼 강력하게 인상이 남았나 보네요. 그래서 이렇게 파사드에 예전에 수목화의 느낌으로 경관이 이렇게 스며 들어가 있는 게 정말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거는 정말 가장 현실적이어야 할 조감도에서 오히려 더 예술적인 상상력을 더 부각시켜주는, 배가시켜주는 이런 장치를 통해서 앞서 유영이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패널 안에서 우리는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된다 라는 말씀처럼 패널의 하나의 조감도이지만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함축하고 보여준다고 저는 믿고 있거든요. 네. 혹시 이거에 관해서 조용준 선생님 오셨네요. 짧게 멘트를 더 덧붙일 수 있다면요.
조용준 유영이 소장님이 혹시 조경하시는 분이세요. 제가 잘 몰라가지고. 근데 너무나 아까 패널 안에서 우리는 설계와 문학 소설을 쓰기도 하고 시를 쓴다 라는 그 말이 저도 되게 시적으로 들렸었어요. 감명받았습니다. 사실 제가 여기서 좀 궁금한 거는 그런 게 좀 궁금해요. 왜냐하면, 아까 그 박영석 대표님이 얘기하기는 했었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수많은 조경 공간들이 있잖아요. 근데 그 공공예술, 공공장소로서 그것들을 예술적 가치를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라는 부분에 대한 질문들을 저도 반대로 던지고 싶더라고요. 예를 들면 우리가 환경 조각 예술이라고 해서 건물 앞마다 하나씩 조각물들이 다 있잖아요. 그런 모든 예술 작품들을 보듯이 과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나는 이 모든 조경 공간들을 예술로 볼 수 있을 것이냐라는 어떤 질문을 좀 던지고 싶고요. 그렇다고 했을 때 과연 그럼 예술을 특정 지을 수 있는 어떤 가치는 무엇일까. 물론 그 자체를 규정 있는 것 자체가 예술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뭔가 어떤 특정을 지을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스스로 던지게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공공 공간이 예술로서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어떤 질문을 자꾸 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조금 이야기를 해주시면 되게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박영석 정말 멋진 질문인 것 같습니다. 신명진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명진 어려운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저한테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착각이겠죠.
박영석 그런 것이 맞습니다(웃음).
신명진 최근에 공공예술에 대한 포럼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 한 행사의 마지막 결론으로 우리는, 그러니까 공공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조경을 포괄해야 된다-라는 얘기가 나왔던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에서는 우리 중 조경을 하는 사람들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래서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그것과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를 얘기하고 있잖아요. 하지만 반대의 입장도 존재하는거죠. 조경을 포괄하자는 태도. 그날 행사에서 했던 이야기 중 두 가지를 우리가 나눠서 고민을 해야 된다-라는 얘기를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먼저 공공미술이라는 게 사실 법적으로 존재하는 개념이라는 거에요. 공공미술이라고 하면은 다시 한번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는 게 제가 발제를 했을 때 포스터만 보고 나왔던 코멘트가 있었어요. 그게 뭐였냐면 조경에서 공공미술 영역도 넘보냐- 뭐 이런 이야기에 약간의 공격성을 가미해서 말씀을 해주셨던 분이 계셨습니다. 사실 그게 의도가 전혀 아니었는데 저는. 그게 무슨 얘기냐면 이제 공공미술이라는 개념에는 엄격한 업역이 있다는 이야기잖아요. 지원금도 따로 존재하고, 심의라는 걸 받는 그런 개념이기 때문에 그래서 공공예술이라는 단어를 저희가 사용했을 때는 공공미술하고 겹치지 않고 싶었던 의도도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질문으로 돌아가면, 공공예술이라는 공간을 얘기할 때는 저는 그것이 제도적으로 봤을 때 예술작품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예술성이 깃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판단은 보는 자의 몫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다만 그것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마 이제 소위 말하는 기술, craftmanship 이지 않을까. 어떤 테크닉을 사용하고 전달하기 위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가 되게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처음 오소아 시리즈를 기획할 때로 돌아가 보면 사실 저는 그런 게 조금 있었어요. 저는 미술사를 공부하다가 조경으로 옮긴 케이스이기 때문에 제 주변에 미술을 하거나 경계에 있는 분들이 꽤 많아요. 그런데 그 친구들한테 우리는 이렇게 보고 있다- 하고 얘기를 하면 조경과 예술이 굉장히 겹치는 게 많다고 이해를 하면서도 동시에 조경은 그래도 좀 힘들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되게 꽤 많거든요. 아까 이화진 선생님이 해 주신 말씀처럼 우리가 하는 게 많잖아요. 조경 분야가 안 하는 게 없을 정도로 하는 게 다양하다 보니까. 그래서 우리가 가진 고민과 생각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다가 예술성에 한정해서 우리가 조경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걸로 귀결이 됐었던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어떻게 만들까도 중요한데 사실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 더 중요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봐요. 광화문 광장 같은 경우는 저도 사실 그림 봤을 때 약간 놀랐거든요. 그런 조감도가 나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었어요.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그래. 저렇게 안 될 게 뭐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 뭔가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하면 엄청 딱딱하게만 우리가 생각하는데 좀 더 자유로운 대화가 일어날 수 있는 방안을 위해서 조금 더 예술성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저는 해봤습니다.
조용준 사실 제가 이 질문을 드리기로 했었냐면 저희가 이제 kt 프로젝트를 지금 하고 있는데 kt 프로젝트가 사실은 밀월이라고 그래서 벽면 아티스트를 이제 kt 건물에다가 누가 할 것인가로 시작을 했었어요. 근데 그 벽면 아티스트 하시는 분들 속에서 이제 위에서 나온 얘기가 거기가 하나의 잭과 콩나무 같은 어떤 느낌의 벽면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라고 나온 얘기가 그 밑에 정원을 만들자, 숲을 만들자고 한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그 밀월이 아니라 정원에 이제 꽂히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거기에 kt에 그 사대문 주변에 없는 리틀 포레스트를 한번 만들어보자 완벽한 숲을. 그렇게 바뀌고 나서부터 이게 과연 이 사람들이 처음에는 아트적인 작업을 건물에 입히려고 했었는데 이게 자연스럽게 정원이라는 것들로 넘어갔고 그걸 또 하나의 어떤 아트 작품으로 보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게 됐었고요. 근데 이게 기획사가 있었어요. 그 기획사에서는 하고 싶었던 건 이런 것 같아요. 어떤 특정한 아티스트가 여기 들어와서 어떤 걸 설치하는 거. 그게 어떻게 보면 공공 예술로서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것들 속에서 이게 생각이 되게 이렇게 혼재되면서 스스로도 이게 조금 어렵더라고요. 그러니까 밀월과 정원이 같이 혼재돼서 하나의 어떤 작품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니면 이건 정말 분리된 건지 아니면 내가 하는 것들이 그냥 조경인지 이런 생각 속에서 한번 이제 질문을 드려본 거고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지금 그런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이게 확실히 기획하시는 분들이 봤을 때 조경과는 어떻게 보면 식물을 다루는 어떤 요소로서의 어떤 그냥 정원가로서 바라보는 관점이 좀 더 크고 배려, 또 다른 예술가가 들어와서 거기에 어떤 설치품을 만들 때 이 공간이 완벽해진다라는 어떤 느낌으로 비춰지는 것 자체가 그런 생각도 들긴 하더라고요.
박영석 네. 그 질문과 사례가 흥미로워서 조금 더 이야기 이어가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최초에는 어떤 예술 작품을 만들었으면 했는데 논의가 진전되면서 정원적인 요소들을 요청하셨고 클라이언트가. 또 그러다 보니까 숲의 느낌까지 가져가게 되면서 사실 거기부터는 테크니컬하기에는 사실 조경의 업역인 거죠. 다만 이제 예술가가 누군가가 들어와서 설치 같은 것들을 하면서 예술적인 터치가 가미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발주처에서.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만약에 모종의 설치가 끝났다고 상정하고 우리가 이야기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은 그 조경가가 그걸 다 만들었다. 그러면은 그거는 예술 작품인가요. 예술 작품일까요. 또 반대로 하나만 더 보면 현대미술을 읽는 또 여러 가지 코드들이 있지만, 현대미술 중에 또 클래식하게 읽는 방법 중에는 내가 예술가니까 바닷가에 떠내려온 나뭇가지를 집어서 예술 작품이라고 말하면 그때부터 예술 작품이라고도 불리잖아요. 마찬가지로 조경가도 자기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칭하고 또는 예술가의 역할을 하면서 ‘내가 만든 정원, 공원, 가로 환경들은 작품이다’ 라고 하면 그거는 예술 작품으로 볼 수 없을까요. 오늘 몇 가지 질문들을 그냥 산발적으로 던져봅니다. 선생님들의 의견을 좀 두루 듣고 싶네요.
이화진 저는 아까 전에 조용준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게 정말 흥미로웠는데 만약에 어떤 예술가가 벽면을 숲의 이미지로 설치한 것은 설치작품이고 어떤 조경가가 숲의 이미지를 좀 전에 말씀드린 암석이나 식물들, 재료 조경에 다루는 것들로 이미지화 하면. 그것은 작품이 아닌 것이 것이라고 생각하는건지, 그게 발주처라는 곳에서 갖고 있는 고정 관념이 참 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만약에 예술가라는 사람이 그런 암석이나 돌 같은 걸로 어떤 이미지를 만들면 그럼 이건 조경가로서 예술가가 참여를 한 건지 아니면 예술가가 그냥 단지 그 재료를 사용을 한 건지, 정말 그냥 단순한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모호한 개념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좀 전에 신명진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공공미술 또 공격자가 무섭긴 하지만 그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선 이게 어느 것을 넘볼 거냐, 이런 것도 사실 미술가나 예술가들이 여러 가지 영역을 같이 공동체에서 뭔가를 하는 퍼포밍 한다거나 그런 것들도 조경 쪽에도 영역이 좀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참 예술 쪽에서가 먹고 살기가 되게 강팍하니까 이런 이야기들이 막 나오나 보다, 제가 부여한 건 아닙니다. 아무튼 그렇지만 그런 생각이 좀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선 같은 거를 자꾸만 건드리는 뭔가가 있어야지 이런 게 적극적으로 좀 허물어지겠구나. 근데 우리가 이 선이 나눠진 게 막 그런 이야기들이 있어가지고 약간 두려운 지점이 있어서 이거를 건드리지 못하면 어찌 됐건 이 경계가 정말 계속 모호하게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전에 조용준 소장님께서 얘기해 주신 게 저는 이런 사례들이 미술 쪽이나 예술 쪽에서는 크게 내가 하는 건, 예술가가 하는 건 예술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조경 쪽에서도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게 약간 좀 의외였어요. 이게 예술인가 아닌가 하는 것들에 그렇게 하는 것들이. 다만 저는 조경 쪽이 어떤 테크닉을 가지고 있는 예술 분야다 이런 생각이 더 들더라고요.
임한솔 지금 조용준 소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KT 사례에서 등장하는 '다른 예술'을 파사드를 건드리는 미디어 아트와 공간 안에 들어가는 조각으로 보고, 그것과 조경 예술이 갖는 가장 큰 차이는 그거 아닐까요. 조경은 오브제로서 주목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조경의 결과물은 판이 되어서 배경화, 후경화되는 것에 가깝지 조형성을 강조하면서 나를 봐달라고 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상 행위들을 유발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사실 평면도를 그릴 때와 같은 드로잉들은 그 드로잉 선 자체를 드러내기 위함이라기보다 거기에 앉는 사람이나 걷는 사람들을 떠올렸을 때 그 동선을, 행동을 조율하는 선에 가까운 것 같고, 그런 점에서 미디어 아트가 조각과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말하자면 신명진 씨가 말씀해 주신 사례에서 ‘공공 미술이 조경을 포괄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나오는 게 현대 예술에서의 예술이 정의되는 방식이 어떤 장르나 특유의 매체를 따르기보다는, 20세기 이후부터 작품과 감상자의 사이 공간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흐름으로 봤을 때 어쩌면 가장 강력한 예술 매체가 공간이 되고 장소가 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가령 뭔가를 채우는 방식으로 오브제를 만들거나 형상화하거나 구조물을 만들기보다보다는 말그대로 비우는 거죠. 비워내서 감각을 끌어들이는 방식의 매체로서는 조경이 굉장히 설득력 있는 수단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예술’이라고 했을 때 조경은 떠오르지 않지만, 왜냐하면 비움을 위주로 하고, 뒤로 빠져 있고, 배경을 만지는 작업이기 때문에 예술 분야에서 앞쪽에 등장하지 않지만, 사실 예술가 입장에서는 누구나 조경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조경이 전통적인 예술의 장르는 아니겠지만 현대에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탐낼만한 매력적인 수단인 것 같아요. 그리고 ‘비어 있다’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제 발제의 주제였던 문학과 연관해서 조용준 소장님이 이름 짓기에 대해 말씀해 주신 부분을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인들이 정원을 좋아하는 이유가 행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확정적이지 않은 여지가 많기 때문에 예술적인 측면들에 계속 영감을 주고 자극을 주기 때문에, 비어 있는 어떤 행간들을 잘 보여주는 작업이 조경이라는 예술이 아닐까, 그래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용준 근데 저 부분에서 제가 이제 또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사실 조경이라는 학문 자체가 메인에 있지 않았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과거에서는 그게 배경으로서 오브제 예를 들면 스토킹에 가면 거기 주변의 들판에 어떤 오브제가 서 있잖아요. 그거 자체로서 배경으로서 조경이었는데 요즘 트렌드는 무조건 조경이 메인 되기를 원하고 있더라고요. 그게 예술 작품이든 상업이든 뭐든 간에 그게 아마 지금은 결국 시대적인 어떤 상황 속에서 저희 조경이 예술적으로도 어떻게 보면 더 확장될 수 있는 어떤 시대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고요.
박영석 네. 좋은 논의들이 오가고 있고요. 또 더 언제든지 말씀하시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중에서 저희가 하나 더 이야기를 얻고 싶은 것이 예전에 1980년대에 어떤 문학하시는 분이었나 해외 연구자의 에세이였는데 랜드스케이프를 더 이상 명사로 보지 말고 동사로 보자라는 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드는 생각이 이제 더 이상 경관이라는 것이 완성된 이후 정형화되고 멈춰져 있는 정태적인 공간이 아니고, 조성한 이후에도 계속 사람들이 오고 가고 또 만지고 쓸고 닦고 또 새로운 것들이 얹혀지고 또 없어지고 하면서 그 경관이라는 것 자체가 보이지 않지만, 시침처럼 확실히 조금씩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고 또 그런 측면에서 경관이 다시 우리에게 인간에게 주는 어떤 효과들이 동태적인 것들 즉 다이내믹스가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경관은 멈춰 있지 않은 동사로 보아야 한다-라는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말씀 나누셨던 내용들이 아주 일맥상통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공공이 이용하는 공간으로서 그 공간을 만드는 행위로서 조경 행위를 예술로 읽어나가고자 할 때 중간중간에 조금 덜컥 덜컥이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긴 해요. 누가 만들었느냐 그리고 무엇을 위해 만들었느냐 어떤 재료나 방법으로 만들었느냐 또 만든 이후에 누가 이용하느냐 또 그러한 공간화된 과정에서 누가 참여했고 또 누가 돈을 냈느냐 이런 부분들이 예술과 조경을 양분해서 이야기하기도 쉽고 또 경계를 흐릿하게 두고 이야기하기도 쉽고 해서 사실 논쟁의 여지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희가 질문을 또 하나 던져볼까 합니다. 조경은 다양한 예술 분야 또는 이슈들과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가. 우리가 지난 다섯 번의 세미나에서 여러 가지 사례들을 봤었죠. 문학이나 회화, 조각, 전시, 메모리얼은 워크숍 등에서 많이 봐왔습니다. 특히 오늘 패널로 와주신 이화진 선생님이나 조용준 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예술 공공 예술과 또 조경이라는 행위 또는 과정이 어떤 부분에서 또 결합이 가능할까 어떤 새로운 가능성들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좀 던져보고 싶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신 분이 먼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신명진 저는 마음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던 질문이랑 되게 겹쳐서요. 마지막에 조용준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조경이 전면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 그러니까 나가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또는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 굉장히 많이 포착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도시나 조경이나 경관 관련된 전시 안 가본 게 없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하는 거라면 특히. 그런데 요즘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가는 게 생길 정도로 정말 다양하고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 도시와 경관을 전시하는 것을 고민을 하고 계신 유영이님께 이 질문을 토스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이런 거에 대해서 코멘트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유영이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으나 지금 이제 도시를 어떻게 전시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 연구도 하고 글로 풀어내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오늘 논의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춰볼게요. 조경이 예술이 되고 싶은 건가라고 하는 그 질문에 먼저 답을 하고 난 다음에 우리가 조경이 전시 안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끌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하나를 이야기 해보면 저는 조경을 공부하다가 전시 쪽으로 빠지게 된 그 하나의 사건이 미국에서 로렌스 할프린이라고 하는 조경가를 주제로 한 전시를 보고 난 후였어요. 조경가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의 전시로 풀어지고 우리가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 공간만 보는 게 아니라 그 공간이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어떠한 사람들에 의해서 향유되고 만들어지는지, 이런 것들을 나누는 다른 소통 방식이라는 차원에서 많이 와닿았던 것 같거든요. 조경이 만약 우리가 지금 6개월 동안 논의한 것 또 앞으로 논의할 것에 초점이 조경이 예술로서 나아가는 어떤 그 방향을 갖는다면, 저는 조경가들의 삶에 대한 기록이나 그에 대한 초점이 더 많이 행해지는 것이 조경이 예술 안에서 많이 논의 되고 또 주목을 받는 대상으로서 자리 잡게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보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이름 있는 조경가라고 했을 때 다양한 작가론 혹은 철학을 우리가 알고 있는지 조경하는 사람들 안에서 질문을 했을 때 잘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 것 같거든요. 예술이 예술로서 연구되고 회자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사실 그 개개인의 작가들이 살아온 삶을 통해서 작품을 만나게 되는 그 지점에 있다고 봐요. 그래서 로렌스 할프린의 부인이 안무가이기 때문에 사람의 이동, 움직임, 신체에 대한 이해도에 굉장히 높은 관심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가 만든 징검다리 간격 하나하나에 그 사람만의 공간에 대한 철학이 묻어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던 점이 인상 깊었어요.
앞으로는 계속 변화하는 도시가 어떻게 기록되느냐 등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동시에 조경 너머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목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나눠봅니다.
박영석 아주 멋진 토스였고 또 아주 멋진 마무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손은신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루셨던 게 이제 메모리얼이었다보니까 다소 개념적이었긴 하지만 우리가 메모리얼이라는 개념은 조경이건 예술이건 사실 굉장히 자주 쓰이는 소재 또는 장르잖아요. 그 하위로 보면.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조경과 예술의 결합 가능성 또는 어떤 실천할 수 있는 지점들을 찾을 때 또다시 메모리얼에 기대거나 메모리얼로부터 또 어떤 해답을 구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을 텐데 손은신 박사님이 가늠하시는 어떤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 게 있을까요.
손은신 네. 아무래도 메모리얼 공원 이런 개념은 사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기념비나 모뉴먼트 같은 것들이 더 익숙하잖아요. 학교에 있었던 동상 같은 것들. 그런 기념비들 중에 진짜 잘 만들어진 것들은 예술 작품으로서 인정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기념의 역할을 하면서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이죠. 도시 공간에서 많은 분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메모리얼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마치 예술 작품에서 영감을 얻듯이 우리의 어떤 감정을 건드려주고 그 감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보면, 사실 이런 공간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점부터 조경과 예술 사이의 결합의 여지가 많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토론하시는 내용들을 들으면서 생각했던 것을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메모리얼도 사실 그렇거든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작업을 새로 하려고 했는가, 그리고 그 새로운 시도들이 얼마나 받아들여졌는가에 따라 조경과 예술의 접합 지점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만약에 제가 클라이언트라고 가정했을 때, 예컨대 아까 조용준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작업을 실제로 수행하려고 한다면 저 같아도 일단 조경가를 섭외해서 공간을 부탁하고 예술가를 섭외해서 이런 예술적인 작업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이 분들이 오셔서 뭔가 새로운 시도를, 이 프로젝트에는 이런 방향을 하면 어떨까 하는 서로의 영역을 자연스럽게 침범하는 제안들을 주시고 서로의 제안을 발전시켜주는 역할을 해주실 때, 사실 이게 용인이 되어야 실현되는 거잖아요. 제안들이 용인되지 않아서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어떤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 업역 자체만 보면 교류의 여지가 충분히 가능한 것 같은데, 결국에는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 나갈것인가가 중요한 이슈가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토론 중에 끼어들 타이밍을 찾지 못해서 지금 함께 얹어서 말씀드려보았습니다.
박영석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저희가 지금 시간이 8시 28분이네요. 저희가 질의 응답을 좀 해볼까 하는데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거나 의견을 개진하고 싶으신 참여자분들께서는 저희 채팅방에 남겨주시거나 또는 개인 메시지로 보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메시지가 취합되는 동안에 정리된 동안에 저희가 이런 질문을 또 한번 던져보고 싶네요. 공공예술로서의 조경 저희가 2021년도 우리 반년간 열심히 뛰어왔습니다. 만약에 기회가 더 또 닿아서 두 번째 시즌을 운영하게 된다면 어떤 점을 보완하거나 또는 어떤 점을 더 강화하거나 아이디어가 있으신지 뭐든지 좋습니다. 한 가지씩 한번 이야기를 좀 청해 들어볼까요. 시간이 필요하신가요. 그럼 제가 먼저 할까요. 모든 분들이 미소를 짓고 있네요. 저 같으면 만약에 두 번째 시즌을 또 운이 좋게도 하게 되면 이런 결과 공유회에 같이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두루 이야기 나눈 자리를 1회에 배치할 것 같아요. 지금 이야기해 보니까 또 굉장히 많은 이슈들이 또 새로 생기기도 하고 또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지기도 하고 또 궁금한 내용들이 자꾸 생겨나고 해서 첫 번째 어떤 이니셔티브를 오히려 정말 어떤 난상 토론 같이 다양한 주제들, 주제에 대해서 제안을 걸지 않고 열어놓고 라운드테이블이랄까요. 그런 자리를 마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거기서 나온 이슈들을 솎아내서 또 하나하나 또 더 크게 이야기를 나누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다 모여서 이야기해 본 다음에 세부 주제 짜볼게요라고 한 기획서에는 그 누구도 도움을 주지는 잘 않겠죠. 또 의견 있으실까요. 두 번째 시즌에 대한 의견.
조용준 제가 좀 말씀드리면요. 저는 지금 보면 저희가 다 사실은 예술에 대한 또는 작업을 하는 입장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공공예술도 그렇고 대부분의 예술들이 클라이언트가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그랬을 때 그 클라이언트가 바라보는 관점이 되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어떻게 예술을 이해하기 때문에 이런 걸 묻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생각 속에 이런 걸 하고 싶은지 그 사람들이 어떻게 예술을 바라보는지 그게 결국은 우리 산업에 미친 영향이 되게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의 또 어떤 한두 명의 전문가가 들어온다고 하면 물론 돈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 게 더 좋겠지만 하여튼 그런 분들이 들어와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면 뭔가 더 생산적이고 더 소통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게 그런 어떤 차이에 대해서 좀 더 간극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화진 갑자기 든 생각인데 방금 조용준 소장님께서 조경할 때 클라이언트가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계속 이렇게 논의가 되는 거에 간단한 뭔가 미묘한 차이가 어쩌면 이거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메시지나 자기의 그걸 전달할 때 클라이언트가 없어도 뭔가 논의되고 뭔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왜 예술을 한다고 미술가들이 클라이언트가 없어도 계속 자기 작업을 이어가고 그것들이 계속 만들어지면 일맥상통하는 무언가가 예술로서 평가를 받는 게 있잖아요. 저는 손은신 선생님 발제문에서 홀로코스트 기념비도 그냥 하나의 작업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애초에. 근데 이게 조경으로서 이렇게 읽히는구나 이런 것들도 저한테는 새로운 관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조경 쪽에서는 클라이언트가 없이 뭔가를 같이 논의해서 뭔가를 만들고 아니면 이야깃거리나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좀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조용준 보통 저희가 페이퍼 아키텍처라고 그래서요. 만들어지지 않지만 자기 생각을 갖고 이미지적인 어떤 드로잉이라든가 도면을 만들기도 하고 그런 작업들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작업들을 많이 하고 그래서 미디어를 이용해서 어떻게 보여질까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그런 것들을 많이 연구하거든요. 그래서 광화문 광장도 어떻게 보면 그렇게 나오는 것들이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가지고 조경가들도 사실 그런 작업을 하긴 해요. 단지 그것들이 전시될 수 있는 기회가 없거나 그것들을 알릴 수 있는 어떤 상황이 안 되는 것들이 좀 저도 항상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화진 그래서 예전에 유영이 선생님과는 워낙 인연이 오래돼서 그 기억 중에 하나도 이태리 유학 중이었던가 그래서 무슨 관광 엑스포에 뭔가를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데 작업실에 와서 점토로 항아리 같은 공간을 엄청 열심히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근데 너무 형태가 주는 메시지랑 일맥상통하는 게 있어서 계속 만들어봐라 이런 거 다 모이면 너 작업이다.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이게 어떻게 보면 이렇게 하나 계속 얘기하는 것들이 모이면 이렇게 조경가라고 불릴지 작가로 불릴지 그게 정말 좀 누군가가 얘기하긴 힘들겠다. 자기가 ‘작가야’ 이런 게 있으면 난 작가고, 아니면 어떤 뭐가 있어서 클라이언트한테 그걸 받아서 하면 조경가로서도 할 수도 있고 왜 미술가, 예술가가 자기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어디에 무슨 벽화를 그려주세요. 하러 가면 바로 업자가 되기도 하잖아요. 이제 그런 경계가 모두에게 다 존재하는구나 그런 게 갑자기 생각이 들었어요.
박영석 맞습니다. 저는 또 하나 조용준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조용준 선생님의 페이퍼 아키텍처 작업들이 되게 좋거든요. 엄청 멋있거든요. 특히 지어지지 않을 것을 상정하고 디자인을 하시고 또 공간을 만드는 그런 작업들을 하실 때 또 조제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쓰시잖아요. 그 점도 저는 재밌었고 그래서 조제도 조금 소개해 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고 어떤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인지 그리고 또 그 조제가 만들어내는 그런 아트워크 또는 드래프트들은 실제 조용준 선생님이 공간 조경 공간을 만드실 때와 어떤 서로 간의 상호작용이 되는지를 좀 여쭙고 싶습니다.
조용준 우선은 제가 이제 조제라는 이름은 사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 보고, 되게 감명받아서 나를 이제부터 조제라고 불러라 이렇게 얘기하고 다녔거든요. 그때 당시에 이제 제가 감명 받았던 거는 그게 이제 장애인과 어떤 일반인이 사랑하는 건데 헤어지는 과정을 되게 담담하게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근데 거기에서 사랑이라는 관점을 장애인이기 때문에 내가 이 사람을 보살펴야 되거나 헤어지는 데 있어가지고 미안해하거나 이런 마음이 아니라 사람 앞에서는 모든 게 평등하다 라는 어떤 그런 이야기가 되게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냥 당시 아마 사랑을 하고 있어서 그랬나 봐요. 하여튼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제 조제라는 어떤 이름을 갖고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게 이제 사실 실무를 하다 보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게 너무 많아. 그리고 클라이언트에 맞춰서 갈 수밖에 없는 게 있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원하는 그림들은 그런 게 아닌 것들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생각하는 이상향에 맞춰서 그림들을 그려요. 그럼 예를 들면 저 같은 경우는 특히 미래적인 것들을 되게 좋아하기 때문에 10년 또는 15년 뒤에 만들어질 수 있는 어떤 독특한 풍경들 기술들을 이용해가지고 새로운 경관을 만드는 걸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작업을 그냥 누구 생각 안 하고 그냥 하거든요. 그것이 만들어질 때 좋았던 점은 뭐냐면은 제가 처음에 조경을 좋아했던 건 놀이가 재미여서 제가 처음에 조경을 선택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일이 되는 순간 이게 너무 힘든 거예요. 근데 조제라는 캐릭터는 그 조경을 놀이로 생각하고 하나의 어떤 창작 작업으로 재미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너무나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계속 조경을 할 수 있는 어떤 시너지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조용준이라는 캐릭터와 조제라는 캐릭터가 사실 동일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존재를 다양화함으로써 제가 갖고 있지 못하고 스트레스받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때는 이걸로 만족하고 이때는 이걸로 만족하고 그런 식으로 저는 지금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영석 조용준이라는 정체성과 조제라는 정체성이 상충할 때도 있나요.
조용준 네. 그건 당연히 많이 있고요. 그리고 예를 들면 조용준이라는 사람은 CA조경기술사사무소의 소장, 제가 또 여러 가지 어떤 역할들이 있는데 조제는 조금 더 멋있어야 된다는 강박 관념이 있어요. 그래가지고 그래서 항상 ‘조제님이세요.’ 이렇게 얘기할 때 학생들이 되게 감동받아서 멋있어 보여야 된다. 이런 어떤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약간의 어떤 상충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영석 그러면 개인적인 부탁을 할 때는 조제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조용준 그것도 좋습니다. 사실은 이렇게 불리든 저렇게 불리든 그 역할에 맞춰서 최대한 좀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영석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또 다른 분 중 두 번째 시즌에 보완할 점이 있다면 의견 주실 분 있으신가요.
신명진 아까 말씀해 주신 내용을 쭉 들으면서 기획을 하면서 생각은 해봤지만 이번에는 못하겠다-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임한솔 님도 기억하실 거고 박영석 소장님도 그렇고. 저도 기획 단계에서 이것까지 하면 좋겠는데 이것까지는 무리겠다. 또 현실적으로 이제 대면으로 많이 만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들이 되게 많았으니까, 서로 기획 단계에서 속으로 생각했지만 이야기를 못한 부분도 되게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번 오소아 시리즈의 다음 단계라면 자연스럽게 박영석 소장님이 말씀하신 거랑 비슷한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저는 다음 단계에서 네트워킹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학교에 있기 때문에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희가 지금 얘기하는 조경과 예술의 접점, 즉 조경가와 예술가가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을 마련하려면 먼저 조경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랑 예술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서로 많이 만나야 해요. 근데 그럴 기회가 매우 부족한 것 같아요. 미래에는 그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어떤 작은 행사를 우리가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처음부터 행사부터 했다면 의미가 없겠지만, 이번에 한 6, 7개월 동안 세미나 하면서 이론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고 그 가능성들을 연구 차원에서 토론했잖아요. 이 다음에는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좀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굉장히 중요한, 조용준 소장님이 말씀해 주신 물주 영입. 심각하고 진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우리존재 파이팅.
조용준 그런데 아까 저 신명진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 갑자기 공감이 되는 게 조경가과 예술가를 하나씩 붙여가지고 다음 기획을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갑자기 그런 것들이 되게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과연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그러니까 원래 예술가가 갖고 있었던 어떤 그 개념들이 어떻게 바뀌어 갖고 조경가가 갖고 있었던 개념들이 어떻게 바뀌어 가서 그것들이 융합됐는가 하이브 됐는가 그것들을 어떤 과정에서 되게 유튜브로 전시를 하든 뭐든 그것들이 어떤 하나의 일련의 보여주는 것도 되게 좋은 기획 같은데요. 이거 예술 기획팀에서 조금 실현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박영석 네 그러면은 저희가 이 기획을 구체화하게 되고 또 실제로 실행하게 되면 첫 번째 조경 전문가로는 조제님을 좀 모셔볼게요. 제가 조제님을 잘 알거든요. 감사합니다. 또 다른 선생님들 혹시 말씀 주실 게 있으신가요.
손은신 저도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어느 정도 현장성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보통은 키워드로, 조경, 문학, 시, 조각 이런 키워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소 모호하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요. 오늘도 토론 중에 이야기를 하다가 실제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까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떤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만약에 조경가와 예술가를 짝지어주신다고 하면 함께 어디에 가본다던가, 어떤 장소를 가보고 그것을 가지고 같이 이야기를 한다던가, 전시여도 좋고 장소여도 좋고 무엇이어도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실제로 만질 수 있는 어떤 실체를 가지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훨씬 말랑말랑하고 좀 더 재미있게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살짝 덧붙여 봅니다.
임한솔 제 생각에도 작품, 현장이라고 표현하신 그 부분을 실무, 혹은 다시 작품이라고 얘기한다면 거기에 조금 더 비중을 두면 어떨까 싶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아무래도 장르 위주로 가다 보니까, 장르별로 발제자 한 명이 토론자 2명을 데리고 오는 구조였잖아요. 제 발제를 떠올려보면 그때 모셨던 이수학 소장님이랑 박세미 시인이자 SPACE 기자님을 모셨는데, 제 기억에 남는 것은 가령 박세미 시인님은 ‘시인은 말씀하신 것처럼 시를 쓰지 않습니다’라고 하셨던 것, 그리고 이수학 소장님은 ‘조경 예술 이야기하는데 누군가는 표면을 5cm 깊이만 불도저로 밀어버리면 없어지는 거라고 하더라’ 이런 내용이 유독 기억에 남는 거예요. 작품론을 중심으로 했다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요, 조용준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이미지나, 작품에서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이런 부분을 얘기하시는 부분에서 어떤 생동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작품을 조금 더 가운데로 놓고 얘기를 하는 게 좋겠다 싶고, 그 첫 걸음으로 조용준 CA소장님 말고 조제님을 섭외하면 그런 부분이 조금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제가 오늘 토론에 앞서서 조경에서만 쓰는 이상한 단어인 ‘종합과학예술’이라는 말을 검색해보고 왔어요. 검색해보면 조경에서밖에 안 나와요. 건축 등등 아무 데서도 안 나와요. 종합과학예술이라는 단어를 왜 조경에서 쓰고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뉴스에 나올까, 그걸 찾다가 정영선 소장님이 93년도에 쓰신 글을 발견했어요. 제목이 딱딱해요. “한국 조경 연구의 성찰과 평가”라는 제목인데, 내용은 약간 에세이처럼 쓰신 글이에요. 그 내용 중에 ‘예술로서의 조경’을 추구하자는 내용이 있어요. 그리고 그걸 추구하기 위해 지금 당장 시급하게 할 일을 두 가지로 제시하시는데 한 가지는 조경 실무에서 프로젝트 결과물을 알리는 것, 두 번째는 비평이거든요. 그러니까 요약하면 전시, 출판, 비평인 거예요. 전시, 출판, 비평을 해야지 예술로서의 조경이 강화된다는 주장을 30년 전에 하셨는데, 물론 실제로 아래 문단에 쓰신 내용은 그러기 위해서 뭘 해야 되냐, 설계 보고서를 쉽게 써야 된다, 비평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된다,그래야 내 작업이 비평이 된다, 그러니까 내가 그리는 선이 기존 작품에 대한 비평이 되고 그거에 힘을 입어서 다음으로 나간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상황이 그때랑 지금이랑 전혀 다르지 않고 사실은 저희처럼 ULC Press처럼 말과 글을 통해서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집단 같은 경우에는 결국 명진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누군가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그걸 기록하는 것, 그리고 원고를 쓰는 것, 그리고 어딘가에 남기는 것, 이런 식일 것 같아요. 그런 부딪침이나 새로운 자료를 만들어내는 것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조제의 영입을 시초로 하는 그런 작품론 위주의 전개. 그게 좋은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영석 임한솔 선생님, 제가 오프라인이었으면 제가 박수 쳐 주고 싶었습니다. 아주 멋진 레퍼런스 소개와 또 굉장히 명쾌한 이야기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 우리가 뭘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려주셨네요. 조용준 소장님 말고 작가 조제,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러면 벌써 시간이 46분이 되었는데요. 오늘 저희가 결과 공유들을 또 너무 일목요연하게 잘했나 봅니다. 질문이 아직 안 들어오고 있네요. 지금 또 들어주고 계신 분들이 아마 저희 토론에 또 굉장히 심취하셔서 끝나고 나면 또 궁금하신 내용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언제든지 저희 ULC Press.com 홈페이지에 오셔서 메시지를 남기셔도 좋고 또는 이메일로 보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결과 공유회를 이제 마무리할까 하는데요. 저희가 최초에 시도했던 바들은 사실 예술과 조경의 어떤 접점들을 찾는 일종의 하나의 실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실험을 안전하고 비교적 큰 오차 없이 진행하고자 준비하다 보니까 장르로 접근하게 되었고 그 장르 안에서도 조경이라는 키워드와 맞닿을 수 있는 지점들을 찾다 보니까 또 다소 내용들이 좀 어려운 내용들도 좀 있었고 그리고 한 번도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다룰 가치들이 있는 것으로 재조명되는 이슈들도 있었고 굉장히 다채로웠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들은 우리가 다루지 못한 바들이 아주 많습니다. 장르적으로도 다루지 못한 바들이 많고 또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작품론이나 작가론이나 또는 역할론 또 앞으로 예술과 조경의 경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 이러한 여러 가지 태도론이라고 할까요. 이런 부분들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오늘 발제자분들과 또 패널분들께 한 말씀씩 한마디씩을 소회를 요청드릴까 하는데 이 소회는 OSOA 세미나 전체에 대한 소회도 괜찮고 또는 앞으로 우리 각자가 몸담고 계시는 분야 조경이나 예술이나 또는 그것이 혼재해있는 분야거나 그 안에서 또 궁금하거나 또 앞으로 스스로의 다짐 같은 것도 좋고요.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좀 필요하실까요. 그러면 제가 먼저 말을 할게요. 제가 먼저 하고 이 화면에서 보이는 순서대로 시계 방향으로 유튜브에서 보이는 시계 방향으로 제가 말씀을 드릴게요. 저는 OSOA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굉장히 재미있었고 제가 대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고 그리고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나올수록 좋더라고요. 지금 제가 다시 그 내용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여기에 관심을 가져주고 있고 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서 내가 지지를 표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우리가 다루지 못했고 미답의 영역으로서 예술과 조경을 남겨두고 또 다음번 시즌이나 또 다음번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잠시 우리가 내려놓는 과정에서 우리 조경 산업의 역사로 봤을 때 70년대부터 80년대 90년대 2천 년대를 지나오면서 생태라는 개념 또 역사, 경관, 주민 참여 이러한 여러 가지 개념들이 뜨거워지고 했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그런 개념들이 떴다가 가라앉고 나면 그다음 세대에 당연히 기본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는 도면이나 또는 기본적으로 검토돼야 되는 챕터로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뜨고 막 졌을 때는 아쉬움도 크지만 그게 그다음 세대 조경 작업에서는 당연시 여겨지는 것들이 보여지면서 더 두터워 지는 걸 느끼면서 우리가 오늘 올 한 해 다루었던 공공예술 관점에서의 조경 또는 공공예술이라는 이 레이어가 저희가 막 불을 지펴서 띄우고 그럼 이 다음번에 저희가 지속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다음 프로젝트에서. 이렇게 뜨고 난 다음에 이게 가라앉더라도 이러한 마음가짐이나 이러한 어떤 생각의 거리들이 이 다음번 세대 다음 세대의 조경 작업이나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 하나의 기본적인 기초적인 레이어로서 작동한다면 그것으로서 우리 세미나에 소임을 다한다 한 것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정리가 좀 길었네요. 한마디가 길었네요. 네. 제 오른쪽에 계시는 손은신 박사님 마지막 소개를 좀 듣고 싶습니다.
손은신 네. 저도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쉬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우리 세미나가 재미있게 전개되어 온 것 같고 그렇게 봐주셨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실 여기 계신 분들이 대부분 조경 전공인 것 같은데 저들이 왜 이렇게 예술 이야기를 할까 이런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일단은 조경이라는 분야에 베이스를 두고 있거나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지만, 사실 예술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조금씩 있거나 활동을 하셨거나 공부를 하시 분도 계시고요.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세미나를 하나 꾸리면서 실제로 예술 작업하시는 대표님도 초대해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렇게 점점 넓혀가는 시도가 되었던 것 같아요. 단순히 서울문화재단에서 지원을 받게 되었으니까 예술을 억지로 주제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정말로 원래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이런 세미나를 만들어서 하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방금 박영석 소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에는 이렇게 예술에 관심이 있는 조경을 전공한 이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들을 남겨 놓았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계속해 나갈것인가가 계속 쌓여 나가는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실험적인 첫 번째 시도를 잘 마칠 수 있게 되어서 참 기쁘고요. 그 과정에서 특별히 전체 진행을 많이 챙겨주신 저희 ULC의 멤버분들이 계셨어요. 원래 마지막에 해야 하는 멘트 같지만 지금 미리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영석 감사합니다. 우측에 또 신명진 선생님 또 테크 도비로 활약해 주셨죠.
신명진 이번 기회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프리미어도 배우고 유튜브 송출법도 배우고 저는 다른 무엇보다 개인적인 성장의 시기로서 굉장히 유의미했던 거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마지막 발언을 하라고 하셔서 생각해보니 저희가 제안서 썼을 때 목표로 썼던 문장이 있어요. 사업의 마지막 목표로 예술인들이 이 주제를 논의하고 관련 행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재료와 환경을 구축하고 나아가 협업과 창의에 기반한 프로젝트의 창출을 자극한다-라고 저희가 썼었더라고요. 있어 보이게. 근데 오늘 나온 이야기가 사실 거의 엇비슷하게 결론이 나온 것 같아요. 무언가 기반을 만들고 첫 시작을 한번 해보자 이게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의도로 시작했고 앞으로 우리가 될지 누군가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목표 의식을 픽업해서 이어갈 수 있다면 굉장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영석 네. 감사합니다. 신명진 선생님 덕분에 저희가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유영이 작가님.
유영이 네. 오늘 이화진 대표님께서 저의 잊었던 기억을 상기시켜주시면서 저의 한 15년 정도에 해당하는, 조경과 예술의 접점이라고 하는 개인적인 고민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가 그냥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ULC 멤버들과 함께한 것도 굉장히 의미 있었고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 기회가 주어진 것도 참 감사했던 반년이었어요. 사실 한 10여 년 전에 이화진 대표님을 처음 만났던 플라잉시티 시절부터 조경과 예술의 접점에서 특이하다는 평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 논의를 오히려 이렇게 오픈해서, 또 굉장히 심도 있게 각각의 주제들을 가지고 엮어냈다는 측면을 높이 사고 싶어요. 꾸준히 작업을 하는 게 예술이라고 한다면 그 정의 안에서의 우리는 예술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말을 한번 꺼내봅니다. 여기 계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박영석 감사합니다. 이어서 조용준 소장님.
조용준 네. 오늘 우선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다음에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싸울 정도로 이렇게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는 어떤 논쟁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저 역시도 이렇게 정제된 어떤 조용준의 모습으로 얘기하는데 어느 순간은 그런 것들을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어떤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거기서 정말 조경이 예술이냐 아니면 예술이 조경이냐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영석 감사합니다. 격하게 논쟁하실 때는 조제로 오실 거예요. 조용준으로 오실 거예요?
조용준 네. 조제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영석 알겠습니다. 이어서 이화진 대표님.
이화진 저는 이걸 쭉 이렇게 보면서 조경가로서의 작가론 이런 것들이 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어떤 한 조경가가 있다면 그 사람의 그냥 꾸준한 작업들이 한번 조금 탐구해 보고 싶다. 그러면은 어떤 것들이 좀 보일까 제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영역이 의외로 많구나. 그래서 그런 것들이 조금 궁금해졌고 어떻게 보면 OSOA에서 했던 것들도 이런 점에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조경이랑 분야가 궁금해지고 이런 것들의 접점이 생각보다 다양하다. 그런 것들을 좀 궁금해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박영석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임한솔 선생님.
임한솔 첫 번째 세미나를 조금 어렵게 해버려서, 그때 그렇게 접근하는 게 맞았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생각해 보면 저희가 건드린 경계가 조경과 예술 사이인 것도 있지만, 포맷 사이의 경계도 많이 건드렸던 것 같아요. 책을 상정하고 제안서를 썼고, 그걸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 녹취록을 기록하는 동시에, 실시간 세미나도 하고 영상 기록까지 남기는. 그러다보니 눈과 귀가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어서 생기는 불협화음도 조금 있었던 것아요. 그리고 사실은 처음에 원고를 쓰면서 이 글이 어떤 책의 첫 파트가 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서울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예술인 지원에 조경의 이름을 걸고 하는, 아마도 첫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조경하는 사람들이 이 정도 깊이의 논의와 연구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고픈 마음이 있었어요. 어떤 사람이 저희 책을 열었을 때 첫 번째로 시가 나오고, 거기에서 자신이 잘 모르던 얘기가 나왔을 때 느낄 수 있는 어떤 영감 같은 것들을 가늠하다 보니까 어려워진 면이 있는데, 아마 처음이라 그랬던 것도 같고 말씀드린 것처럼 포맷의 실험도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조경하고 예술의 관계를 그걸 어떻게 봐야 되는지, 그런 해석의 경로 같은 것들을 우리가 논의하고 있지만 그 자체를 가지고 의심할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오늘 참여하신 선생님들이 사실은 그런 관계를 증거하는 작업을 모두 하고 계신 것 같아요. 돌이켜 보니까 이 프로젝트는 이미 그 전제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던 것 같고, 중요한 건 다음에 계속해 나가야 되는 게 아닐까인 것 같습니다. 30년 전의 논의를 반복하는 이유는 그 사이에 계속 제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을 시작으로 해서 연속성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영상이나 원고를 보시는 분들이 저희와 함께든 아니든 이 주제를 가지고 뭔가를 계속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영석 감사합니다. 선생님들 올 한 해 정말 수고 많으셨고요. 저희가 이 세미나를 통해서 작성한 발제문과 토론문은 저희 홈페이지에서 늘 상시 공개하고 있고 유튜브에서 ULC Press를 치시면 저희 세미나 이번 결과 공유를 포함해서 총 6차례의 세미나 영상도 유튜브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희 ULC Press는 이러한 세미나에서 겪었던 새로운 경험과 또 앞으로의 비전, 미래상들을 또 저희만의 또 새로운 책으로 담아서 재구성해서 내년 1월에 새롭게 책으로 출판할 예정이니까 그 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많관부) 이제 약속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6개월을 돌이켜 보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고 또 준비하느라 다들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6개월이 2시간이라는 시간에 모두 담기지 못하겠지만, 이 시간을 통해서나마 여러분의 노력과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오늘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서울문화재단 김성현 선생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 전하면서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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